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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3개월새 3번 운행 중단… 우이신설線 불안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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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고난 솔샘역서 17일 또 장애, 1시간 42분간 올스톱

서울시·운영사, 원인도 못밝혀… "개통초기 있는 문제" 반복

지난 17일 '서울 1호 경전철' 우이신설선이 또 멈춰 섰다. 지난해 12월 첫 사고 이후 3개월 동안 세 번째 사고다. 이번에는 신호 장애 때문에 1시간 42분간 차량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중단철' 우이신설선이 작년 5월 파산한 '고장철' 의정부 경전철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개월간 세 번 고장, 같은 역에서 두 번

운영사인 우이신설경전철㈜에 따르면 17일 낮 12시 1분쯤 우이신설선 솔샘역에서 신호 장애가 발생해 전동차가 멈췄다. 경전철 측은 10분 뒤인 낮 12시 11분부터 모든 전동차 운행을 중단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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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결과 솔샘역 신호기계실의 전원장치 퓨즈 고장으로 신호 작동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드러났다. 운영사는 "기계실 과전류·과전압 등 여러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우이신설선은 이날 오후 1시 53분에야 운행이 재개됐다.

이번 사고는 두 번째 운행 중단 12일 만에 일어났다. 지난 5일 오전 7시 3분 우이신설선 신설동역 근처 선로 전환기에 이물질이 끼여 전동차가 멈췄다. 당시 2시간7분 뒤에야 전동차 운행이 재개됐다.

사고가 난 구간은 작년 12월 첫 번째 사고와 같은 곳이다. 지난해 12월 25일 첫 번째 운행 중단 사고는 솔샘역~북한산보국문역 구간에서 일어났다. 당시 승객 40여명이 30분 가까이 전동차에 갇혀 있었다.

전동차는 이튿날인 12월 26일 오전 6시부터 정상 운행됐다. 서울 지하철이나 전철이 고장으로 24시간 가까이 정상 운행하지 못한 것은 처음이었다.

초유의 운행 중단이 이어지는데도 시와 운영사는 원인 파악조차 끝내지 못하고 있다. 세 번째 사고가 난 17일까지도 작년 12월 첫 번째 사고 원인이 무엇인지 최종 확인되지 않았다. 운영사는 "개통 초기라 발생하는 문제"라는 답변을 반복하고 있다.

운행 중단 사고가 발생하면 복구에 지나치게 긴 시간이 걸리는 것도 문제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의 경우 1시간 안팎이면 복구된다. 그러나 우이신설선은 정상 운행까지 2시간 이상 중단된다. 운영 시스템과 유지·보수에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서울시, 잇단 사고에도 해명 없어

시는 잇따른 사고에도 공식 해명이나 발표를 내놓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사고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데다 민간 운영사의 사고에 시가 나서기 어렵다"고 했다. 운영사 관계자는 "사고에 대한 발표를 한다면 시에서 해야 할 것"이라며 엇갈리는 입장을 내놨다.

양측의 엇박자는 경전철의 복잡한 운영·관리 구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우이신설선의 소유권은 서울시에, 관리 운영권은 민간 사업자에 있다. 민간 사업자는 사업 관리를 하는 시행사, 현장 운영을 맡는 운영사로 다시 나뉜다. 사고가 나면 운영사는 시가 아니라 국토부에 보고하게 돼 있다.

운영사는 이번 사고가 난 지 이틀째인 18일에도 시에 상세 보고서를 전달하지 않았다고 한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시 산하기관인 서울교통공사가 시와 긴밀하게 소통하는 것과 대조된다.

시민들은 "언제 또 사고가 날지 몰라 우이신설선을 타기 불안하다"고 말한다. 우이신설선 하루 이용객은 7만명 정도다. 개통 전 예상한 13만명의 절반 수준이다. 경제성 우려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다른 경전철 사업에 대한 재검토 주장도 불거지고 있다. 시는 2015년 면목선·신림선 등 10개 노선이 포함된 도시철도 계획을 발표했다. 이 중 면목선을 포함한 7개 노선은 아직도 사업자를 찾지 못했다.

[이벌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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