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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검찰 "MB, 스님에게도 뇌물 2억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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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대선 직전 김백준 통해 불교대학 설립관련 청탁 받아"

MB, 소환 조사때 "모르는일"

검찰, 이르면 오늘 영장청구 결정

수사팀은 "구속 수사 불가피"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둔 2007년 말 불교계 인사로부터 2억여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 검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검찰은 지난 14일 이 전 대통령을 소환했을 때도 이 내용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혐의가 확인되면 검찰이 파악하는 이 전 대통령 뇌물 액수는 더 늘어나게 된다. 검찰은 현재 삼성이 대납했다는 자동차 부품 회사 다스의 소송 비용 60억원을 포함해 총 110억원대의 뇌물을 이 전 대통령이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2007년 12월 대선을 며칠 앞두고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에게 능인선원 주지인 지광 스님을 만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서울 강남구에 있는 능인선원은 신도 수가 25만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선원(禪院·불교 교육기관)의 하나로 꼽힌다. 이후 김 전 기획관이 서울 모처에서 지광 스님을 만났고 "불교대학 설립에 편의를 제공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2억여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김 전 기획관은 이런 내용을 진술했고, 지광 스님도 최근 검찰 조사에서 돈을 건넨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서 "지광 스님으로부터 돈 받은 사실이 없고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고 한다. 그러나 검찰은 김 전 기획관 등의 진술이 구체적이어서 이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에 추가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 액수가 큰 데다 이 전 대통령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도 지난 16일 이런 내용의 수사 결과를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문 총장은 이르면 19일 이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를 비공개로 소환해 조사하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전 대통령 사위인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는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받은 22억5000만원 중 5억원을 김 여사에게 건넸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검찰은 당초 이 전 대통령과 김 여사를 모두 소환하는 것은 가혹하다고 비칠 수 있어 김 여사는 소환 대상에서 제외한 상태였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이 김 여사가 돈을 전달받았다는 부분과 관련해 "아내(김 여사)에게 관련 내용을 물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는 식으로 진술하면서 수사팀 내에서 "소환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그러나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고 했다.

[윤주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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