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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뉴스 TALK] 기재부 세제실 요즘 시끄러운 사연[알려왔습니다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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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획재정부에선 후임 세제실장이 누가 될지를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습니다. 최영록 전 세제실장이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에 내정되면서 자리가 비었는데, 한 달 가까이 후임이 정해지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제실장은 우리나라 세금제도를 총괄하는 요직(要職)입니다. 정부가 세제실장 자리를 이렇게 오랫동안 비워두는 건 흔치 않은 일입니다.

당초 기재부 안에선 행정고시 기수가 가장 높고 여러 보직을 두루 거친 A씨가 무난하게 세제실장이 될거라고들 했습니다. 그런데 청와대 검증 과정에서 덜컥 떨어졌다고 합니다. 그 바람에 A씨보다 후배인 두 명이 차기 실장 후보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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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들이 충격을 받은 건 A씨가 떨어진 이유입니다. 청와대와 기재부 안팎에 물었더니 A씨가 강남을 포함해 집이 두 채인 다주택자이고, 재작년 박근혜 정부 시절 여당인 새누리당에 파견돼 일한 것이 화근이 됐다고 합니다. 학계 출신 청와대 실세가 적극 나서 “이런 사람은 안 된다”고 했다는군요. 관료들은 “이런 이유로 물을 먹이는(탈락시키는) 건 처음 본다”고 합니다.

전문성이 중요하고, 급격한 변화를 꺼리는 기재부 세제실은 이제껏 인사에서도 권력의 관심이 적었습니다. 세제실 관료들은 “몇 년 있으면 누가 세제실장”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하는데, 이런 예측이 틀린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어느 조직이나 그렇듯 위계와 서열이 확실하면 보수적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외압(外壓)에는 덜 흔들립니다. 기재부가 정권마다 세금정책을 바꾸면서도 최소한의 안정성을 지켜왔던 건, 이념과 무관하게 현실과 동떨어진 세금정책들을 걸러 냈던 실무 관료들의 뚝심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처럼 윗선에 줄 대는 데 서툰 실무자들까지 정권이 사상 검증에 나선다면, 신중해야 할 세금정책은 어떻게 될까요. 꼬장꼬장한 세금쟁이 관료들마저 줄 서기를 고민하는 모습만은 보고 싶지 않습니다.



♣ 알려왔습니다
▲본지는 3월 19일 자 B3면 '기획재정부 세제실 요즘 시끄러운 사연' 기사에서 공무원 A씨가 지난 정부 시절 새누리당에 파견돼 일한 것이 화근이 돼 청와대 검증 과정에서 탈락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고위 공직 후보자에 대한 인사 검증은 규정된 절차에 따라 진행했으며, 정치적 사유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알려왔습니다.


김태근 기자(tg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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