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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평창 패럴림픽]포기 모른 선수, 편견 녹인 응원…모두가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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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패럴림픽 감동의 순간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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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은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던 국민들의 뜨거웠던 관심과 응원 속에 신나게 스포츠 축제를 즐겼다. 포기하지 않는 스포츠 정신으로 장애를 뛰어넘는 드라마를 쓰면서 아직 장애에 대한 편견이 크게 자리한 우리 사회에 변화의 씨앗을 남겼다.

자원봉사로 장애인 스포츠 대회만 32년 넘게 따라다니면서 기록으로 남긴 김영복 사진작가는 “아이스하키나 컬링 경기가 끝난 뒤 비장애인 팬들이 장애인 선수들과 함께 어우러져 즐기고 기뻐하는 모습은 이전에 어느 대회에서도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달라진 관심을 느꼈다”고 했다.

메달을 향한 열정에 장애는 없었다. 지난 4년간 흘린 땀과 눈물로 만든 간절한 도전은 가슴 벅찬 감동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오벤져스’라 불린 휠체어컬링은 올림픽 은메달을 딴 여자 컬링 대표팀의 인기몰이를 이어 조 1위로 준결승에 진출했지만 준결승에서 노르웨이, 3·4위전에서 캐나다에 연달아 무릎을 꿇으면서 좌절했다. 경기 뒤 눈물을 흘리며 퇴장한 주장이자 스킵 서순석은 이날 저녁 대표팀 공식행사에서도 노르웨이전 하이라이트가 방송되는 TV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어 아쉬움을 짐작하게 했다.

메달권 밖 다른 태극 전사들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국민에게 큰 감동을 안겼다. 알파인스키의 시각장애 종목에 나선 양재림은 훈련 도중 다친 정강이 골절상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에도 대회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패럴림픽을 준비하면서 빨리 실력이 오르지 않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수차례 떠올렸다는 노르딕스키의 이정민은 비록 메달권과 멀었지만 “지금 (실패)경험이 삶을 지탱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희망을 이야기했다. 한국 대표팀 36명의 선수 누구 하나 레이스를 중도에 포기하지 않았다.

선수들의 열정은 경기장뿐만 아니라 평창의 공기를 달구며 비장애인인 관중과 국민에게 반대로 긍정의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동메달로 최고 성적을 낸 장애인 아이스하키대표팀은 금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애국가 세리머니’로 관중과 사상 첫 메달의 벅찬 감격을 공유했다. 하지 마비 장애를 안고 육상, 사이클에 이어 노르딕스키에 도전장을 내민 ‘씩씩한 엄마’ 이도연은 장애 부모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대회 폐막을 하루 앞둔 17일 코리아하우스에서 태극전사들을 격려하면서 “여러분은 이미 인생의 금메달을 딴 사람”이라며 “여러분은 스포츠로 운명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장애를 갖고 있는 251만명에게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줬다”고 말했다. 잠시 눈시울이 붉어진 도 장관은 “국가는 이걸 잊지 않을 것”이라며 대회 이후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평창 |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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