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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패럴림픽] 신의현부터 '오벤져스'까지…장애인 스포츠의 싹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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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대한민국 신의현이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평창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 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7.5㎞ 좌식 경기를 마치고 울먹이며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이날 신의현은 22분 28초 40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8.3.17/뉴스1 © News1 고재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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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안방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에 역대 최다인 선수 36명, 임원 47명 등 83명이 출전한 대한민국 선수단이 값진 성과를 내며 더 밝은 내일을 기약했다.

장애인 노르딕 스키 간판 신의현이 동계 패럴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것을 비롯해 휠체어 컬링 '오벤져스', 거침없던 장애인 아이스하키, '위대한 엄마' 이도연까지 큰 감동을 안겼다.

배동현 단장이 이끄는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종합 10위(금1, 은1, 동2)를 목표로 내세웠다.

대한민국은 이번 대회 이전까지 동계 패럴림픽에서 2개의 은메달을 수확했던 것이 전부였다. 2002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동계패럴림픽에서 첫 메달(한상민, 알파인스키 은메달)을 획득했고, 2010 밴쿠버 대회 휠체어 컬링 단체전에서 2번째 메달(은메달)을 따냈다.

아쉽게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대한민국은 첫 금메달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1992 알베르빌 동계 패럴림픽에 첫 출전한 뒤 26년 만에 거둔 쾌거다.

특히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스키에 출전한 신의현은 사상 첫 금메달의 쾌거를 달성했다. 신의현은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7.5㎞ 좌식 부문 금메달을 비롯해 남자 15㎞ 좌식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대한민국 패럴림픽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20대 중반이던 2006년 2월 대학 졸업을 하루 앞두고 1.5t 트럭에 치여 두 다리를 잃은 신의현은 2009년 지인의 권유로 휠체어 농구를 장애인 스포츠에 첫 발을 디뎠다. 이후 신의현은 아이스슬레지하키, 사이클까지 섭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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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강원도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아이스하키 메달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대한민국 장애인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2018.3.18/뉴스1 © News1 박하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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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2015년 8월, 신의현은 노르딕스키에 입문했다. 강한 승부욕과 빼어난 운동신경을 겸비한 신의현은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성장을 거듭했고 노르딕스키를 시작한지 6개월 만에 출전한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에서 3관왕을 달성했다.

신의현의 기량은 국제대회에서도 발휘됐다. 2017년 출전한 미국 캐스퍼 월드컵에서는 금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지난달 핀란드에서 열린 월드컵 바이애슬론 스프린트 7.5㎞에서는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개회식 기수로 나서며 주목 받았던 신의현은 값진 동메달을 수확한 뒤에도 금메달을 향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고, 포기 하지 않는 열정으로 금빛 레이스를 펼쳤다.

'빙판 위의 메시' 정승환을 앞세운 장애인 아이스하키도 이탈리아를 꺾고 3-4위 결정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소치 대회에서 7위에 그쳤던 한국은 3번째 출전 만에 처음으로 메달 수확의 기쁨을 맛봤다. 조별 예선부터 일본, 체코를 연파한 한국은 조 2위로 준결승에 올랐지만 4강에서 캐나다에 0-7로 완패하며 동메달 결정전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홈 팬들의 성원에 힘입은 한국은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장동신의 짜릿한 결승골로 1-0의 승리를 따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최고 히트상품이었던 컬링의 열기는 패럴림픽에서도 이어졌다.

5명의 성이 모두 달라 '오벤져스(오성+어벤져스)'란 애칭을 얻은 휠체어 컬링 대표팀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아쉽게 패하며 4위에 올랐다. 하지만 대회 내내 금메달에 버금가는 환호를 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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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강원도 강릉시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 패럴림픽 휠체어컬링 동메달 결정전 대한민국과 캐나다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방민자가 투구하고 있다. 2018.3.1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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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휠체어 컬링은 예선전부터 흥미진진한 경기를 통해 선전, 올림픽에 이어 컬링 종목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과 열기를 이어나갔다.

2016 리우 하계 패럴림픽 핸드사이클에서 은메달을 따냈던 이도연의 레이스도 큰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이도연은 리우 대회 이후 동계패럴림픽 출전을 목표로 노르딕스키에 입문했다. 남들보다 조금 늦게 동계 패럴림픽에 뛰어 들었지만 잇달아 완주에 성공하며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이밖에 장애인 스노보드 선수였던 박항승의 포기 않는 도전도 감동을 자아냈다.

박항승은 4살 때 교통사고로 오른팔과 오른다리를 잃었지만 강인한 의지로 일반 초중고교를 다녔다. 그는 아내 권주리씨의 권유로 스노보드에 입문한 뒤 스키장에서 보드를 신은 채 결혼식을 올리기도 했다. 박항승과 아내 권주리씨의 이야기는 KBS '인간극장'에서 소개되기도 했다.

쓰러져도 오뚝이처럼 일어난 박항승은 평창 패럴림픽을 모두 마친 뒤 "후회는 없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박항승은 "이제는 가족들을 위해 살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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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양재림(오른쪽)과 가이드 고운소리(왼쪽)가 14일 강원도 정선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알파인 스키 여자 대회전 시각장애 1회전 경기에서 결승선을 통과한 뒤 선수대기실로 이동하고 있다. 2018.3.14/뉴스1 © News1 박하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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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시각장애 알파인스키 선수 양재림과 가이드러너 고운소리의 동행도 감동을 전했다.

시각장애 스키는 선수와 가이드 러너가 무선 헤드셋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으며 활강한다. 두 사람은 지난 2015년 8월부터 호흡을 맞추고 있다.

미숙아 망막병증으로 태어날 때부터 눈이 보이지 않았던 양재림은 이화여대 동양화과를 졸업하는 등 여러 분야에서 재능을 보였다. 균형 감각을 키우기 위해 2010년 스키에 입문했고,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꾸준히 국제 대회에 출전했다. 양재림은 비록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둘의 호흡은 큰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안방서 열린 평창 동계패럴림픽은 여러 모로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그 동안 동계 패럴림픽 종목에 대한 투자와 노력이 결실을 맺으며 한국 선수단이 선전한 가운데 이번 대회는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과 인식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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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박항승이 16일 강원도 정선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스노보드 남자 뱅크드 슬라룸 SB-UL 런1 경기에서 질주하고 있다. 2018.3.16/뉴스1 © News1 박하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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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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