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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결혼·출산 탓에…여성 10명 중 4명 넘게 노는 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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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 60%에 못 미쳐

35~40세 연령 일하는 여성 급격히 감소

"여성 노동시장 질적·양적 성장 도모해야"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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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독일 하르츠 개혁은 대표적인 노동개혁 성공 사례로 꼽힌다. 지난 2002년 하르츠위원회가 제시한 4단계 노동시장 개혁 방안이다.

그 골자는 이렇다. 소규모 소득의 일자리, 다시 말해 ‘미니 잡(mini job)’의 창출을 활성화하고, 일정 소득 이하의 일자리는 근로소득세 혹은 보험료를 경감해주는 것이다. 독일의 심각한 실업난을 해소하고자 하르츠 개혁은 태어났다.

효과는 나타났다. 특히 하루내내 일하기 어려운 ‘경단녀(경력단절여성)’를 중심으로 경제활동이 활발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독일의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은 73.6%로 OECD 평균(63.6%)보다 10.0%포인트 더 높다. 1991~2016년 사이 여성 고용률은 15%포인트 가까이 늘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하르츠 개혁 이후 여성 취업자가 시간제 일자리를 중심으로 증가했다”며 “그 사이 건강·교육·사회서비스 등 여성 적합 서비스 업종도 큰 폭 늘었다”고 말했다.

독일 외에 다른 유럽 국가들도 이런 유연한 노동시장이 잘 정착돼 있다. 아이슬란드(86.2%) 스웨덴(80.2%) 스위스(79.5%) 등의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다. 여성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다른 주요국보다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7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해외경제포커스를 보면, 우리나라의 경제활동 참가율 남녀 격차는 2016년 기준 20.5%포인트로 OECD 내에서 네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터키(41.4%포인트) 멕시코(34.9%포인트) 칠레(21.2%포인트) 정도만 우리나라보다 위에 있다.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58.4%)은 60%에도 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여성 10명 중 4명 넘게 일을 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OECD 평균보다 더 낮다.

35~40세 여성의 일하는 비중이 가장 낮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 연령대에서 남녀 격차는 36.3%포인트까지 벌어졌다. 결혼과 출산 등을 이유로 노동시장 참여를 포기하는 여성이 많기 때문이다.

OECD는 “한국이 육아 휴직 등 일·가정 양립 제도를 정비해 나가고 있으나 장시간 근로, 출산 여성에 대한 불이익 등의 관행으로 인해 정책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는 급격한 저출산 고령화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특히 중요하다는 평가다.

한은 관계자는 “보육지원 제도를 확충하고 육아 휴직 활용을 제고해 일·가정 양립과 양성평등 문화 확산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며 “여성 노동시장의 양적·질적 성장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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