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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일주일마다 100만원씩 뚝뚝…'코인 엑소더스'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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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1200만원대에서 매주 100만원 이상 하락
美 청문회·G20 규제로 하락세 장기화 우려도
아시아경제

출처=업비트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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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대표 가상통화(암호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매주 100만원 가량씩 꾸준히 떨어지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거래가 아닌 직접 비트코채굴 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까지 내려가 '코인 엑소더스'에 대한 위기감이 형성되고 있다.

17일 오후 1시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897만원이다. 지난 15일 800만원대로 떨어진 뒤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비트코인 가격이 800만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7일 이후 처음이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중국의 규제 강화로 인한 '검은 금요일' 사태(2일)와 뉴욕 증시 폭락(6일)의 영향으로 올해 최저가인 660만원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이 같은 가격 하락세가 일주일 단위로 되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연저점을 찍은 뒤 이달 초 1200만원대로 회복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일주일 만인 7일에는 1090만원으로 떨어지며 1100만원대가 무너졌다. 이후 14일에는 900만원대로 하락, 지난 15일에는 840만원대까지 내려갔다. 일주일 새 100만원 이상씩 떨어지는 모습이 나타난 것이다.

특히 이번 하락은 가상통화 채굴에도 영향을 미쳤다. 월가 투자은행 출신으로 블록체인 투자회사인 펀드스트라트를 운영하고 있는 토머스 리는 미국 경제매체 CNBC에서 "채굴 원가는 8000달러 수준"이라며 "현 비트코인 가격이 채굴 원가 수준이라 채굴 수익성이 전무하다"라고 지적했다. 그의 발언 뒤에도 이날 장중 비트코인 가격은 7000달러대까지 내려갔다. 캐면 캘 수록 손해가 되는 지경까지 된 셈이다.

이 같은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는 14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에서 열린 가상통화 관련 청문회와 오는 19일 열릴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가상통화 규제가 잇달아 논의되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 하원의 청문회에선 민주당·공화당 의원들이 당적을 가리지 않고 가상통화 규제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브레드 셔먼 민주당 의원은 "가상통화는 완전히 헛소리"라며 "테러리스트와 범죄자들이 검은 돈을 주고 받는 데 활용되며, 탈세에 이용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빌 후이젠가 공화당 의원도 "투자자를 보호하지 않은 채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며 동조했다.

시장에서는 미 청문회에서의 논의가 신호탄이었다면, G20 회의에서 발표될 규제는 직격탄이 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회의에서는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최초로 범 국가적 가상통화 규제안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규제안에는 ▲돈 세탁ㆍ탈세ㆍ테러자금 등 악용 차단 ▲실명화 등 거래 투명성 제고 ▲변동성 대비한 투자자 보호 장치 마련 등의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G20 이후 '코인 엑소더스' 급의 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가상통화가 안정적으로 제도권에 안착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G20 중심의 글로벌 규제로 범 세계적인 기준의 투자자 보호장치가 마련되면 가상통화 투자의 불확실성이 해소돼 혼란이 줄어들고 나아가 장기적으로 가상통화 업계의 발전에 밑거름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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