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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中 TV 고발프로그램 "폭스바겐은 불량기업"…韓기업은 포함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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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5일 중국 '소비자의 날'을 맞아 관영 방송 중국중앙(CC)TV가 발표한 '불량 기업 명단'에 한국 기업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CCTV 2채널(재경)은 이날 오후 8시(현지시간)부터 두 시간가량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인 '3·15 완후이(晩會·디너쇼)'를 방영하면서 독일 폭스바겐의 중국법인인 '상하이다중(上海大衆)'을 '불량 기업'으로 지목했다. CCTV는 "물이 엔진에 스며드는 결함에도 소비자 민원을 무시했다"며 폭스바겐을 강하게 비판했다. '소비자의 날' 직전 일부 중국 언론이 한국산 밥솥 품질을 문제 삼기도 했지만 올해 '3·15 완후이'의 고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날 프로그램은 주로 서민 먹거리 안전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농촌 지역에서 판매되고 있는 불량 식품과 저질 건강식품 등에 대한 경고가 주를 이뤘다. 또 공유자전거 보증금 반환 문제, 전동 오토바이 배터리 화재 가능성 등도 언급됐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올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통해 절대권력 기반을 다진 시진핑 주석이 '후이민성(惠民生·민생을 위한다)' 정책을 강조하면서 이번 3·15 완후이도 서민과 밀접한 분야를 집중 조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1991년 시작된 '3·15 완후이'는 중국 소비자 권익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지만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을 옥죄는 정치적 수단으로도 활용된다는 점에서 외국 기업 사이에는 '블랙리스트'로 통한다. '3·15 완후이' 고발 대상에 이름이 오르면 중국 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가 나빠지는 것은 물론 대대적인 불매운동에 이은 매출 급감까지 감내해야 했다. 외국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자 외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견제와 감시가 심해지면서 외국 기업들은 '3·15 완후이'의 주요 타깃이 된 지 오래다. 2010년 이후 맥도널드, HP, 소니, 애플, 벤츠, 나이키, 아르마니 등 외국 기업들이 국적과 업종을 가리지 않고 고발 명단에 올랐다.

특히 '아이폰'으로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애플은 2013년 3·15 완후이의 고발 여파로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서 사과성명을 발표하는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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