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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암살 배후 북한인, 다른 여성에도 '몰카 출연'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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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암살된 김정남(왼쪽)과 김정남 살해 혐의로 기소된 베트남 출신 피고인 도안 티 흐엉(오른쪽) [중앙포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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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암살을 주도한 북한인 용의자들이 또 다른 동남아 여성에게도 '몰래카메라' 출연을 제안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샤알람 고등법원에서 진행된 관련 공판에서 이날 베트남 국적 피고인 도안 티 흐엉(20여)의 변호인이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흐엉의 변호인은 흐엉이 범행 2달 전인 2016년 12월 하노이에서 북한인 이지현(34)에게 고용됐다면서 흐헝이 범행을 저지르게 전까지의 행적을 공개했다.

이지현은 흐엉에게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를 전달하고, 김정남 얼굴에 바르도록 한 북한인 용의자 중 한 명이다.

변호인에 따르면 흐엉은 하노이 현지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응우엔빗 투이'란 여성을 통해 '와이(Y)'란 가명을 쓰는 이지현을 만났다.

투이는 흐엉에게 한국 업체가 제작하는 몰래카메라 영상에 출연하지 않겠느냐며 이지현을 소개했다.

당시 이지현은 자신을 베트남인과 한국인의 혼혈이라고 소개하며 매달 1000달러(약106만원)의 급여를 주는 조건으로 흐엉을 고용했다.

흐엉의 첫 촬영은 하노이의 명소 중 한 곳인 오페라 하우스 앞에서 진행됐고, 모르는 사람에게 다가가 키스를 하라는 주문을 받았지만, 상대가 피하는 바람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흐엉의 변호인은 애초 이지현이 고용하려 한 대상은 흐엉이 아니라 '투이'였다고 강조했다.

투이는 앞서 말레이 경찰 조사에서 "(이지현이) 처음에는 내게 출연을 제안했지만 거절했다. 대신 다른 주점에서 한때 함께 일했던 흐엉이 연기에 관심이 많은 것이 생각나 소개해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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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암살 여성 용의자[사진 말레이시아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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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흐엉은 작년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인도네시아 국적 피고인 시티 아이샤(26·여)와 함께 김정남의 얼굴에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를 발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흐엉과 시티는 리얼리티 TV용 몰래카메라를 찍는다는 말에 속아 살해 도구가 됐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검경은 이들을 살인혐의로 기소했다.

말레이시아 검찰은 흐엉과 시티가 범행 후 화장실로 이동해 손 씨는 모습이 담긴 공항 내 CCTV 영상을 법정 증거로 제출하며 그들의 살인 혐의를 입증하려 했지만, 흐엉과 시티의 변호인들은 수사당국이 증거를 취사선택해 짜깁기한 것이라며 반박했다.

변호인 측은 말레이 수사당국이 두 여성을 희생양 삼아 북한 정권에 의한 정치적 암살이라는 이번 사건의 본질을 외면하고, 외교적 파장을 최소화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들에게 VX를 건네고 김정남의 얼굴에 바르도록 한 이지현, 홍송학(35), 이재남(58), 오종길(55) 등 북한인 용의자 4명은 범행 직후 출국해 북한으로 도주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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