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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사설]택시료 인상과 다름없는 카카오택시 앱 유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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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택시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그간 무료로 제공하던 택시호출 서비스 외에 ‘즉시 배차’와 ‘우선 호출’ 등의 부분 유료화 서비스 방침을 내놨다. 전자는 호출 시 빈 차량을 즉시 보내주고, 후자는 호출에 응할 가능성이 높은 택시를 연결해주는 서비스이다. 서비스 비용은 각 5000원, 2000원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카카오택시는 2015년 3월 출범 이후 3년 만에 시민 3명 중 1명이 이용할 정도로 택시호출 시장의 최강자로 자리 잡았다. 앱만 설치하면 버튼 한번 누르는 것으로 택시 호출이 가능하다. 고객 입장에서는 2000원의 콜비용 없이 사실상 콜택시를 이용하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호응이 컸다.

카카오는 이번 유료 서비스에 대해 특정시간대 수요·공급의 불일치로 승차난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효율적인 배차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택시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은 고객 입장에서는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배차만 확실하다면 긍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는 섣부른 방침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유료 호출 기능이 생긴다는 말은 무료 호출로는 택시를 잡을 수 없다는 말과 동의어이다. 택시를 잡기 위해서는 웃돈이 필수적이 될 것이고, 이는 자연스레 택시요금 인상 효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올해 중 택시요금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수수료까지 추가될 경우 시민들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법적 논란도 있다. 현행법에는 미터기 요금 외에 추가 요금을 받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카카오는 서비스 요금이 운임이 아닌 플랫폼 이용수수료라고 말하지만 설득력은 낮다. 3년 전 SKT가 티맵택시에 유료서비스를 도입하려다 법제처의 불허로 무산된 적도 있다.

종합하면 택시 호출시장을 독점했다고 판단한 카카오가 택시가 안 잡히면 비싸더라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이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승객들의 절박감을 고리로 돈을 벌겠다고 나선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카카오택시가 유료화 모델로 고민하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시민들의 부담을 줄여주기는커녕 오히려 늘리는 계획은 카카오답지 않다. 유료화에 앞서 부족한 점부터 개선해야 한다. 카카오택시가 위치추적 정보를 이용해 승객을 골라 태우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정부도 카카오 유료서비스의 장단점을 충분히 들여다보고 허가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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