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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 증발·양자우주론'…故 스티븐 호킹이 남긴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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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물리학에 혁명적 이론 남겨, 과학대중화에도 기여…생전 韓 두차례 방문]

머니투데이

스티븐 호킹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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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최고 물리학자로 칭송받아온 스티븐 호킹 박사가 14일(현지시간) 향년 76세로 영면에 든 가운데 천재 물리학자였던 그의 생전 업적이 재조명 되고 있다.

호킹 박사는 블랙홀과 관련된 우주론과 양자중력 등 20세기 이론물리학의 탁월한 업적을 남겼다. 특히 그가 제시한 특이점 정리, 블랙홀 증발, 양자우주론 등은 현대물리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혁명적 이론으로 기록돼 있다.

스티븐 호킹 박사는 1970년 당대 최고의 물리학자로 불리는 로저 펜로즈 박사와 함께 블랙홀에 모든 물질이 빨려 들어가는 '무한대 밀도'를 가진 특이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특이점은 한 점에서 무한대의 에너지 밀도를 갖는 작은 점을 뜻한다.

호킹 박사는 이후 블랙홀 연구에 전념, 1974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블랙홀은 폭발할 것인가?’라는 논문을 실어 ‘블랙홀도 수명이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호킹 복사(Hawking radiation)'라고도 불리는 이 이론은 블랙홀이 입자를 방출하며 에너지를 잃어버리기 때문에 추후엔 사라질 수 있다는 내용이다.

다시 말해 블랙홀 주변엔 입자와 반입자가 끊임없이 생성·소멸하는 반응이 일어나는 데 이때 '사건의 지평선(블랙홀 중력으로 빠져나올 수 없는 시공간의 경계면)' 밖에 만들어진 입자들이 블랙홀 밖으로 튀어나온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블랙홀 역시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논문은 그동안 양립하지 못했던 중력이론과 양자이론이 처음으로 합쳐지면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80년대 호킹 박사는 미국의 유명 과학자였던 제임스 하틀과 함께 일반상대론과 양자역학을 결합한 '양자우주론'을 개발, 우주는 공간적인 부피는 있지만 경계가 없다는 '무경계 우주' 이론을 제시했다.

호킹 박사는 이밖에도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별인 약 4.4광년 거리의 ‘알파 센타우리’에 초미니 우주선 1000개를 보내는 ‘스타샷(Starshot)’ 프로젝트를 최초로 제안해 이목을 끌었다. 당시 호킹 박사는 “태양풍과 함께 지상에서 쏘는 레이저 광선을 통해 초소형 우주선을 우주에 쏘아올리면 광속의 최대 20%까지 가속이 가능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2008년엔 외계인 존재 가능성을 언급해 관심을 모았다. 그는 “우주의 광활함을 고려했을 때, 우주 어딘가에 원시적인 형태의 외계인이 살고 있을 가능성이 충분하며, 지적 생명체의 존재 또한 가능하다”고 말했다.

호킹 박사는 위대한 과학자인 동시에 미래를 내다보는 철학가이기도 했다. 그는 최근 인공지능(AI)에 대한 부정적인 예측을 내놔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7월 6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웹 서밋 기술 콘퍼런스’에 연사로 나서 “인류가 AI의 위협에 대처하는 방법을 익히지 못한다면 AI는 인류 문명에 최악의 사건이 될 수 있다”면서 “AI는 우리를 도울 수도, 파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없애고 그 자리를 메울 만큼 새 일자리를 만들어내긴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지난해 기후변화, 자원고갈 등의 문제를 들며 “30년 내 인간이 거주할 달기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호킹 박사는 과학대중화에도 많은 기여를 했다. 그가 1988년 일반인을 대상으로 발간한 대중과학서 ‘시간의 역사’는 전 세계적으로 1000만부 이상 판매됐다.

한편 호킹 박사는 생전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1990년 9월 휠체어에 탄 채 한국을 방문해 서울대 등에서 ‘우주의 기원’, '블랙홀과 아기우주' 등을 주제로 강연을 하기도 했다. 또 2000년 제주에서 열린 국제학술회의 `코스모 2000'에 참석했다.

류준영 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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