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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개헌안 합의 또 불발…국회 합의, 남은 시나리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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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개헌 발의 1주 앞둔 14일도 협상 결렬

'87년, 2月 반 만에 협상…6월까지 시간 충분

헌정특위 합의보단 지도부 일괄 타결 가능성

野, 대선 전엔 당론 발표…논의 기반도 충분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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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할 예정인 21일까지 정확히 한 주 남은 14일, 여야는 개헌안 합의에 또 실패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김성태 자유한국당·김동철 바른미래당 3당 원내대표는 전날에 이어 개헌 논의를 위한 회동에 나섰지만, 이견만 확인한 채 발걸음을 돌렸다.

“한 주 내로 개헌 합의가 진전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다만 지난 헌법개정에 소요된 기간을 전례로 비교하면 ‘6월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실시’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말도 나온다. 1987년 당시 노태우 민주정의당 대표는 대통령 직선제를 약속하면서 ‘6.29 선언’을 했고, 불과 4개월 뒤인 10월 27일 개헌 국민투표가 실시됐다.

여야는 1987년 7월 1일 8인 회담을 통해 논의를 시작한 지 약 2개월 반 만인 9월 16일 국회 개헌안에 합의했다. 여야가 지금부터 본격적인 개헌 절차에 들어가도 지방선거가 열리는 6월 13일까지 시간이 부족하지 않다는 얘기다. 특히 20대 국회는 지난해 구성했던 헌법개정특별위원회와 이를 계승한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1년 이상 개헌에 대한 논의를 이어온 만큼, 얼마든지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헌정특위보단 지도부 일괄 타결 가능성

문 대통령은 전날 “대통령의 개헌안을 조기에 확정하여 국회와 협의하고, 국회의 개헌 발의를 촉구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 개헌안을 밀어붙이기보다는 대통령의 개헌 발의권을 행사해 국회 합의를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여권에 가장 협조적인 정의당도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 자체에 부정적인 만큼 정부 개헌안이 국회 문턱을 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재 국회가 개헌안에 합의할 수 있는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헌정특위를 통해 논의를 이어가면서 안을 마련하는 방안이다. 두 번째는 여야 지도부가 일괄타결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의 논의 과정을 비춰보면 헌정특위 합의 가능성은 희박하다. 헌정특위 산하 헌정소위는 이날로 11번째 회의를 개최했지만, ‘정부형태’ 논의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내용 면에서도 진척이 있기보다는 각 당의 주장을 되풀이하는 식으로 진행되는 형국이다.

원대교섭단체 3당 지도부가 일괄타결 하는 방식으로 개헌안을 도출하는 방안도 크게 두 가지로 갈린다. 하나는 여당 주장대로 6월 개헌을 목표로 합의를 추진하는 방식이다. 또 다른 방법은 정세균 국회의장이 제안한 중재안으로 지방선거 전 개헌안에 합의하되, 국민투표 시기는 그 이후에 하는 형태다. 민주당은 대외적으로는 “대선 전 각 당이 약속한 6월 개헌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하지만, 내부에서는 개헌 자체가 담보된다면 시기는 조절할 수 있다는 의견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野도 과거 당론 발표…6월까지 시간 충분

원내교섭단체 중 개헌 당론을 확정한 곳은 민주당이 유일하다. 하지만 대선 전 한국당과 국민의당·바른정당(현재 바른미래당으로 합당) 모두 개헌 당론을 발표했던 만큼 당론 마련 자체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당시 국민의당은 6년 단임의 분권형 대통령제를 기반으로 한 당론을 정했다. 국민의당 개헌안에 따르면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통일과 외교, 국방 분야를 관할하고 긴급권과 법률안 거부권, 외교·군사권 등을 현행대로 유지한다. 반면 기존에 갖고 있던 행정부 수반의 역할은 행정 각부를 통괄하고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국회 선출 국무총리에 이양하도록 했다.

한국당과 바른정당 역시 국민의당보다 구체성은 떨어지지만 분권형 대통령제를 대선 전 당론으로 채택한 바 있다. 또 여야의 이견이 큰 권력구조와 정부형태 합의만 이뤄지면 기본권과 지방자치 등에 대한 세부 안에 대한 조율은 오래 걸리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여야는 국민 기본권·지방분권·경제·재정 등을 다룬 지난해 개헌특위 제1소위에서 상당한 진척을 이룬 바 있다.

여당의 한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개헌안을 발의하든 국회가 개헌안을 발의하든 116석의 한국당을 포함한 국회의원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만 한다”며 “여야 합의가 전제된 국회안이 발의돼야 통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여당 의원 역시 “개헌은 국회가 하는 게 맞다”며 “헌정특위보다는 여야 지도부 차원의 일괄타결을 모색해야 하고, 합의만 전제되면 시기도 좀 늦출 수 있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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