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잠잠한 스마트폰 시장...교체주기 왜 길어졌나?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갤럭시S9. 사진 | 이선율 기자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 지난해 ‘아이폰 X’에 이어 삼성전자의 ‘갤럭시S9’, LG전자의 ‘V30S 씽큐’까지 상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에도 구매 열기는 예년보다 한풀 꺾인 모습이다.

스마트폰 성능은 매년 개선되고 있지만 소비자가 만족할 만한 수준의 성능 변화가 크지 않을 뿐 아니라 가격이 고성능 노트북 가격에 육박하는 100만원을 넘어서는 점이 구매를 망설이는 주된 이유다. 제조사들은 잠잠해진 시장을 띄우고자 체험 마케팅, 보상 프로그램 등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실질적인 가격 인하로 이어지지 않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길어지는 스마트폰 사용주기…판매량은 뚝!
최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4분기 사상 처음으로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이 총 4억800만대로 전년보다 5.6% 줄었다. 특히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가 줄면서 삼성전자와 애플 판매량이 동반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전년보다 3.5% 감소한 7400만대를 판매했고 애플은 5% 감소한 7310만대를 판매했다.

안술 굽타 가트너 책임연구원은 “소비자들이 고품질 피처폰을 구매해 기기를 보다 오래 사용하는 것을 선호하게 되면서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졌다”며 “고품질, 4G 연결성, 고성능 카메라 기능에 대한 수요가 있었으나 기대치보다 기기 이점이 충분하지 않아 스마트폰 매출 둔화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디자인과 성능 변화는 찔끔…가격은 급등
시장의 평가는 다르다. 오래 사용하는 것을 선호해서 교체주기가 길어진 것이 아니라 가격대비 혁신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단말기 가격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지만 디자인과 성능은 전작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다. 소비자들은 혁신과 변화가 크지 않은 제품에 굳이 돈을 더 얹어 구매할 이유를 찾기 힘들다는 것.

지난 2월 공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9와 전작 갤럭시S8의 출시가격을 비교해보면 64GB 기준 각각 93만5000원, 95만7000원이다. 2만2000원 차이지만 출시 시점이 1년 앞선 갤럭시S8은 이통사들이 공시한 지원금과 유통망 추가지원금 외 비공식적 지원금이 신제품보다는 많다는 점을 고려할때 S9과 최대 20만원가량 가격차이가 난다.

하지만 갤럭시S9은 갤럭시 시리즈 최초로 듀얼 스피커를 적용한 것을 비롯해, 듀얼 카메라, 슈퍼 슬로우모션 아바타 등을 넣어 카메라 성능을 높였으나 나머지 성능은 전작인 갤럭시S8에 비해 큰 변화가 없다. 특히 디자인은 뒷면 지문 인식 센서를 카메라 렌즈 옆에서 아래로 이동시킨 것을 제외하고든 거의 그대로다.

갤럭시S 시리즈 전작들도 가격을 보면 상당히 인상됐음을 알 수 있다. 갤럭시S6 64GB 모델의 출고가는 79만9700원, 갤럭시S6 엣지 64GB는 89만8700원이었다. 같은 용량의 갤럭시S7은 88만원, 갤럭시S7 엣지는 96만8000원으로 전작에 비해 7~8만원가량 상승했다.

지난해 선보인 애플의 10주년 기념작 아이폰X도 혁신면에서는 부족했다는 평가다. 역대 아이폰 처음으로 전면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적용해 18.5대 9로 화면비를 늘리고, 상단에 M자형 ‘노치’ 등 디자인에 변화를 줬고, 페이스 ID(얼굴인식)’ 등 차별화된 기능을 탑재했으나 호불호가 갈렸다. 하지만 가격은 역대 최고 수준인 64GB 기준 999달러로, 한화로 106만원 정도로 100만원을 훌쩍 넘겼다.

아이폰 시리즈도 꾸준히 가격이 인상됐다. 출시 당시 아이폰6는 64GB 기준 749달러(약 79만원)였다. 아이폰7은 64GB 버전은 없고, 32GB 649달러(약 69만원), 128GB는 749달러(약 80만원)으로 큰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아이폰8은 64GB 기준 699달러(약 74만원), 256GB 기준 849달러(약 90만원)으로 전반적으로 가격이 대폭 인상됐다.

◇혁신보다는 원가 절감으로…일부에서는 일탈 현상도
이렇듯 새로운 혁신은 뒤로하고 가격만 올리던 제조사들이 부진을 겪자 최근 원가절감을 통한 효율성을 고민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능을 추가하는 것보다 디자인 변화에 드는 비용 부담이 더 크다. 기존 설비에 새로운 장비를 추가하는 등 공정단계가 늘어나기 때문”이라며 “가성비를 앞세운 스마트폰 경쟁사들이 늘어나고 있고 신제품이 출시되는 시기도 최소 6개월 내외로 짧아지면서 혁신보다는 효율을 높이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개발 혁신을 도모하기에 어려운 현 상황을 토로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개발을 맡고 있는 한 관계자는 “혁신이 어려운 이유는 열악한 개발환경 탓”이라며 “개발 모델이 지역별, 등급(프리미엄, 중저가 등)별, 형태(일반, 패블릿)별로 다양하다보니 각각의 프로젝트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빠듯한 프로젝트 일정에 쫓겨 개발을 하기 때문에 기술적인 완성도가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혁신 디자인·기능 등을 탑재한 경쟁력있는 제품보다는 성능을 업그레이드하는 수준의 제품을 연이어 내놓은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한편으로 교체 주기를 앞당기기 위한 꼼수가 드러나기도했다. 애플은 제조사가 스마트폰 교체 주기를 앞당기고자 구형 스마트폰 성능을 인위적으로 떨어뜨리는 ‘배터리 게이트’를 일으킨 바 있다. melody@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