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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와 달랐던 MB 출두 현장…한산했던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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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기사] [영상] 짧지만 길었던 ‘8분’…“구속하라” “이게 적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오늘(14일) 오전 뇌물수수와 횡령, 조세포탈 등 혐의로 검찰에 소환됐다.

오전 9시 30분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출석한 이 전 대통령은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전직 대통령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지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했다”면서 “역사에서 이번 일이 마지막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 전 대통령은 1001호 특별조사실에서 내일 새벽까지 고강도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1001호 특별조사실은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았던 곳이다.

[연관기사] [뉴스5] 자택서 검찰청까지 8분…‘조용했던’ MB 출두

박 전 대통령 소환 땐 '떠들썩', MB는 '썰렁'

이 전 대통령의 검찰 조사를 앞두고 이날 오전부터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 주변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른 아침부터 진보성향 원외 정당인 민중민주당 회원 1명과 시민 2명이 자택 앞에서 이 전 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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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택 앞에서 시위에 나선 시민들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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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민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경찰은 경호인력 3개 중대 240명을 배치하고 골목을 통제했지만 별다른 충돌이 빚어지진 않았다. 1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될 때 수백 명의 지지자로 북새통을 이뤘던 것과는 대비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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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21일 검찰 출두를 앞둔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자택 앞은 취재진과 지지자, 경찰 등이 엉켜 곳곳에서 소동이 빚어졌다.

전날 밤부터 모인 지지자들은 이른 아침엔 더 불어나 수백 명에 이르렀다. 지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거나 고함을 지르며 박 전 대통령 소환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일부 극성 지지자들은 길바닥에 드러누워 경찰에 끌려 나왔고, 그 과정에서 중년 여성 2명은 구급차에 실려가기도 했다. 당시 경찰은 만일에 사태를 대비해 자택 주변에 경찰력 12개 중대 1천여 명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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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까지 가는 대로변에는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렸고 지지자의 응원도 이어졌다. 검찰청사 앞에서는 보수단체 회원 100여 명이 몰려들어 박 전 대통령을 끝까지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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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날 이명박 전 대통령은 차에 탄 채 자택을 나와 검찰청사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지지자들의 별다른 응원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았다.

검찰청사 주변에선 진보·노동단체 회원들이 이 전 대통령 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1인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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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의 소환을 앞둔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한 시민단체가 구속촉구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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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 주변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볼 수 있었다. 20여 명의 지지자는 '정치보복 중단하라'는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을 들고 "정치검찰 물러가라, 문재인을 탄핵하자"는 구호를 외쳤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때에 비하면 작은 규모였다.

한 중년 여성이 진보단체 기자회견 장소 주변에서 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발언을 10여 분간 하자 이를 제지하려는 진보단체 회원들과 경찰 사이에 가벼운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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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과 다른 MB 소환 분위기이유는?

보수 정권의 전직 대통령인 두 사람의 검찰 소환 풍경이 이처럼 달랐던 이유가 뭘까?

정치권과 전문가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두 사람이 갖는 정치적 상징성의 차이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전 대통령을 열렬히 지지하는 층이 눈에 잘 띄지 않는 것에 대해 "실용주의를 내세워 당선된 이 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이 약한 만큼 열렬한 지지자도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전 대통령은 TK라는 지역 기반과 보수 적통을 이어받았다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어 열렬한 지지세력을 규합할 수 있었지만, 뚜렷한 지역 기반이 없고 보수진영의 압도적인 지지도 받지 못한 이 전 대통령은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자신을 둘러싼 검찰 수사가 '정치적 탄압'이라는 이 전 대통령의 주장이 보수진영의 폭넓은 지지를 받지 못한 배경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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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반부패정책학회장을 맡고 있는 김용철 부산대 교수도 "이념성이나 정치성을 기준으로 보면 박 전 대통령이 지지층에서 호소력이 강했고 상대적으로 이 전 대통령은 호소력이 약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다만, 정치적 상징성의 차이와 함께 이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다스 실소유주 의혹과 삼성 소송비 대납 등 뇌물 혐의가 '개인비리' 차원으로 국민에게 인식돼 지지층 결집에 실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더불어 검찰 소환 시점도 적잖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다.

박 전 대통령은 헌정 사상 최초로 탄핵당한 후 열흘 만에 소환돼 지지자 동요가 컸던 반면 이 전 대통령은 퇴임한 지 오래됐고 다스 실소유 논란도 수년간 지속돼 그 충격이 크지 않았을 거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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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현기자 (le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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