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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들 착해지셨다”…‘미투’ 열풍 속 개강 맞은 대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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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영상학과 남성 교수 전원이 성추문에 휩싸인 서울시 서대문구 명지전문대학교.사진=고정호 기자 jhkho284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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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고정호 기자, 김성현 기자] “미투 운동 이후 교수님들 너무 착해지셨다”

자신이 당한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불고 있는 가운데 개강을 맞은 대학가 분위기는 대체로 차분하면서도 학생들은 교수들의 달라진 언행을 ‘미투’ 열풍에 바뀐 모습이라고 꼽았다.

지난 9일 ‘아시아경제’가 서울시 서대문구 명지전문대학교에서 만난 A(20) 씨는 학생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만큼 최근 교수들의 태도가 변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명지전문대는 앞서 연극영상학과 남성 교수 전원이 성추문에 휩싸였다. 특히 이 과정에서 연영과 전 학과장 박중현 교수가 편집실 내부에 밀실을 설치해 학과 여학생들에게 안마를 시키는 등의 행위를 일삼았다는 내용이 드러나 파문을 일으켰다. 이에 지난 12일 서울지방경찰청은 박 교수를 포함한 명지전문대 교수들에 대해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A 씨는 이어 이같은 성추문이 연영과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지적하며 “(학내 성범죄가) 다른 과에서도 빈번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생들 사이에서 최근 ‘우리도 (‘미투’ 게시물을) 올려야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오가고 있다”며 ‘미투’ 열풍이 불고 있는 학교 분위기를 설명했다.

실제로 개강 이후 대학가에서는 각 대학별로 존재하는 익명게시판 ‘대나무숲’을 통해 ‘미투’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하루에도 몇 건 씩 작성되는 온라인 제보에 총학생회 차원의 대처도 진행되고 있다. 동국대, 서울대, 중앙대 등 학교의 총학생회는 성폭력 제보 창구를 따로 마련했으며 고려대, 동덕여대, 서울대 등의 총학생회는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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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입구. [연합뉴스]


이같은 ‘미투’ 운동에 대해 이날 오후 연세대학교에 만난 B(21) 씨는 “ ‘미투’ 운동을 통해 가해자들이 성범죄는 곧 ‘자폭’이라는 것을 깨달았으면 한다”며 “성범죄는 한 사람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와 아픔을 준다. 미투 운동이 도화선이 돼 그러한 고통이 고스란히 가해자들에게 되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미투 폭로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교수들에 대한 학교 차원의 처분도 진행 중이다. 명지전문대학 측은 성추문이 불거진 남성 교수진의 직위를 해제하고 수업에서 배제했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역시 성희롱 의혹이 불거진 시인 황지우(66) 씨와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자 김태웅(53) 씨를 강의에서 배제했다.

이러한 가운데, 피해자의 2차 피해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명지전문대에 재학 중인 C 씨(20)는 “학교라는 교육의 장에서 미투 운동이 벌어져야 하는 상황이 부끄럽다”면서 “더 이상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고 피해자들에 대한 2차 피해가 없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개강을 맞은 대학가는 본격적으로 ‘미투’ 운동이 불고 있는 모양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준비위원회는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미투 운동지지 및 대학 내 교수 성폭력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등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6일 1087명의 개인과 96개 대학생 단체로 조직된 ‘3.8 대학생 공동행동’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최근 미투 운동을 통해 여성들의 분노가 세상을 뒤흔들고 있다”며 “이에 우리 대학생들은 침묵하지 않고 여성해방의 필요성을 알리고 이를 위한 실천에 나서고자 한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고정호 기자 jhkho2840@asiae.co.kr
김성현 인턴 기자 sh0416hy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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