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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톡] 원작 색깔도, 드라마 매력도 잃었다 '치즈인더트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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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장주연 기자] 홍설(오연서)은 학기 초 개강파티에서 모든 것이 완벽한 선배 유정(박해진)을 처음 만난다. 하지만 유정은 처음부터 홍설에게만 유독 차갑고 쌀쌀맞게 군다. 홍설 역시 그런 유정이 좋을 리 없다. 게다가 우연히 미소 뒤에 숨겨진 유정의 이면까지 보게 되면서 그를 더욱 멀리한다. 하지만 1년 후, 유정이 달라졌다. 홍설에게 조별 숙제를 같이하자고 제안하고 먼저 데이트 신청을 한다. 홍설은 유정의 변한 모습이 당황스러우면서도 알 수 없는 설렘을 느낀다.

영화 ‘치즈인더트랩’은 순끼의 동명 웹툰을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알려졌다시피 원작은 회당 조회수 100만을 넘긴 인기 웹툰으로, 마니아층도 꽤 탄탄하다. 이를 증명하듯 이미 지난 2016년 수많은 관심과 잡음(?) 속에서 드라마로 제작, 방영된 바 있다. 한 번의 우여곡절을 겪었기 때문일까. 영화는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배우들을 대거 캐스팅, 출발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 싱크로율 말고는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했다. 원작의 색깔도, 드라마의 매력도.

우선 영화는 수상한 선배, 불청객, 스토커, 백인하, 빨간 벽돌, 치즈인더트랩 6개의 챕터로 나눴다. 수많은 인물과 여러 이야기를 간결하게 다듬고 자연스럽게 연결하기 위함이었을 터. 하지만 챕터가 무색할 만큼 에피소드는 뒤섞이고 깊이는 사라졌다. 물론 16부작 드라마에도 다 담지 못할 만큼 원작의 양이 방대하다는 걸 안다. 하지만 그럴수록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 그릇은 작은데 물이 넘쳐흐른다. 당연히 뭐 하나 제대로 담길 수가 없다. 원작 팬들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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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드라마 애청자들에게는 늘어난 스릴러 분량이 호불호를 갈리게 한다. 로맨스를 부각했던 드라마에 비해 영화는 스릴러에 더욱 집중했다. 오영곤, 빨간 벽돌 등 큰 사건을 비중 있게 다룬 것은 물론, 곳곳에 공포감을 자아낼 법한 연출을 더했다. ‘치즈인더트랩’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도 친절한 영화는 아니다. 오히려 가장 빨리 흥미가 떨어지는 관객층이다. 영화 속 감정선을 따라갈 수가 없다. 관객의 감정이 쌓이기도 전에 캐릭터들의 감정이 폭발한다. 인물의 전사와 그들의 관계가 제대로 그려지지 못한 탓이다.

곳곳에 묻어난 여성 범죄에 대한 감독의 시선은 이 영화의 가장 안타까운 지점이다. 영화에는 강남역 화장실 살인 사건, 소라넷 등을 연상시키게 하는 장면들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이와 관련, 김제영 감독은 “직접적인 묘사는 피했다. 시의적절한 소재를 녹여냈다. 우리가 어떤 위험에 둘러싸였는지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반론했다. 그러나 보는 이들에게 그렇게 다가오지 못했다면, 그건 잘못된 방식이다.

기억에 가장 남는 걸 꼽으라면, 안마기. 드라마 마지막 회를 보는 듯한 완벽한 PPL이었다. 오는 14일 CGV 단독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