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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내 '러시아 스파이 암살기도'에 신냉전 더 거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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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영국 편들기'로 뚜렷한 반러 국제전선 형성

추가 대러제재 만지작…러, 핵무기까지 거론하며 강력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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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스파이' 암살 사건으로 영국과 러시아간 갈등 고조(PG)
[제작 이태호] 사진합성,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영국에서 벌어진 러시아 출신 이중간첩 암살기도 사건이 냉전을 방불케 하는 서방과 러시아의 대치를 부르고 있다.

영국은 해명하지 않으면 강력한 대응을 가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날렸고 러시아는 이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서방국이 덩달아 러시아를 규탄하고 나서 사건을 둘러싼 전선이 서방과 러시아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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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히 험악해진 영국과 러시아 관계[EPA=연합뉴스 자료사진]



13일(현지시간) AP와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2일 전직 러시아 출신 이중간첩 암살 기도에 러시아 정부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짓자 미국, 독일, 프랑스 등이 '스파이 사건'을 규탄하는 성명을 잇달아 내놓았다.

이들 서방 국가는 또 러시아가 최후통첩 시한 내 해명을 내놓지 못할 경우 강력한 보복 카드를 꺼내겠다는 영국의 대응 기조에도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서방의 주요 지도자들은 메이 총리와 연대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메이 총리와 한 전화 통화에서 "미국은 가장 가까운 동맹국과 동일 선상에 있다"며 영국 정부에서 수사를 요청하면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러시아에서 개발된 화학무기가 어떻게 영국에서 사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러시아가 분명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는 메이 총리의 견해에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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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P=연합뉴스 자료사진]



두 정상은 이와 함께 "이러한 흉악한 무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국제 규범을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데 따른 결과가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이날 메이 총리와 통화를 하고 "영국 정부가 제기한 정당한 질문에 러시아는 조속히 답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어 이번 암살기도 사건을 "가장 심한 방식인 신경작용제 공격"이라고 비난하면서 메이 총리의 조사 결과를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가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에 그 나라의 화학무기 금지 프로그램을 "철저히 그리고 즉각적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의 지그마어 가브리엘 외교장관도 "금지된 화학무기 공격을 가장 강력한 어조로 규탄한다"며 독일은 영국과의 연대에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이 사건을 두고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공격"이라며 영국 정부에 전적으로 연대감을 표시했다고 대통령궁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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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좌)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P=연합뉴스 자료사진]



다만, 프랑스 대통령궁은 이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를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는 덴마크 TV2와의 인터뷰에서 "평화로운 영국 도시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것은 냉전 시대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고 밝혔다.

라스무센 총리는 동맹국들과 어떤 대응조치를 강구할 수 있을지 논의하겠다고 했다.

유럽연합(EU)도 메이 총리를 즉각 호응하고 나섰다.

프란스 티메르만스 유럽연합(EU) 집행위 부위원장은 이날 유럽의회에 출석해 전체 EU에 영국 국민과 영국 정부에 대한 전폭적인 연대를 밝힐 것과 책임자 규명과 처벌을 위해 EU 전체가 노력해 나갈 것을 호소했다.

영국은 현재 EU 탈퇴를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은 EU 28개 회원국 가운데 하나이고, EU의 22개 회원국과 함께 러시아의 위협에 대비해 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라는 틀 속에서 군사동맹을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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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러시아는 서방의 전방위적 비판에 자국의 새로운 핵무기까지 거론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금도 이 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영국의 비판은 반(反)러시아 선전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영국이 러시아에 보낸 최후통첩성 발언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도 보였다. 영국 측이 통보한 시한 내에 소명을 내놓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아울러 자하로바 대변인은 영국은 러시아를 겁박하지 말아야 한다며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새 핵무기 보유 발언을 영국에 상기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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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스파이 피습'에 러'설명 요구…"답변없으면 불법 폭력 간주" [AFP=연합뉴스]



영국은 러시아에 강력하면서도 전방위적인 보복 조치를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대러시아 제재 패키지로는 영국 주재 일부 러시아 외교관들의 추방부터 러시아 월드컵 보이콧, 제재 및 자금세탁방지법 개정안 발의 등이 거론된다.

로이터 통신은 최후통첩 시한이 지나면 영국 정부는 EU 정부들에 러시아 관리들을 대상으로 자산 동결과 입국 금지 검토를 요청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제재 대상이 될 러시아 관리들은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를 병합했던 건으로 이미 제재를 받은 인물들이 아니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EU 외무장관들은 오는 1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월간 회동을 할 예정이다. 이때도 대러시아 조치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교가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이번 공격의 배후에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가 큰 지지를 얻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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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러시아 스파이, 영국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디어를 둘러싼 영국과 러시아 간 신경전도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영국의 방송통신 규제 기관인 오프컴(Ofcom)은 런던 주재 러시아 방송사인 RT에 대한 면허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러시아는 영국 당국이 RT를 폐쇄 조치하면 러시아에 있는 영국 미디어를 똑같이 금지하겠다고 위협했다.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서방 미디어들이 스크리팔에게 벌어진 일을 반 러시아 활동을 조장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4일 러시아 이중간첩 출신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이 영국의 한 쇼핑몰에서 미확인 물질에 노출된 뒤 쓰러진 채 발견됐다.

스크리팔은 러시아 군정보기관인 총정찰국(GRU) 소속 전직 장교로 2006년 러시아 정보기관 인물들의 신원을 영국 해외담당 정보기관인 비밀정보국(MI6)에 넘긴 혐의로 기소돼 13년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2010년 미국과 러시아의 대규모 스파이 맞교환 때 풀려나 영국으로 건너왔다.

메이 총리는 이 사건 후 지난 12일 영국 하원에서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이 러시아가 개발한 군사용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공격을 당했다"며 러시아 정부의 공식 입장 표명과 이해할 만한 해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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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스파이 암살시도 사건 조사하는 영국 군인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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