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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MB의 권불십년···10년전 그 호화 변호인단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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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3차장 비롯해 검찰 특수통들 조사

MB, 강훈 변호사 위주로 변호인단 구성

'권불십년' MB, '윤석열 사단' 칼날 앞에 서…영장청구 가능성은


중앙일보

이명박 전 대통령과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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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사단 칼날 앞에 선 MB
권불십년. 2008년 정호영 특별검사팀 조사 이후 10년 만에 검찰 조사를 받게 된 이명박(76) 전 대통령이 느낄법한 감정이다. 2007년 대선을 앞뒀던 BBK 검찰 수사, 그 이듬해 특검 당시 이 전 대통령을 도왔던 호화 변호인단은 지금 없다.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장으로 BBK 대응 총책을 맡았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도, 미디어에서 당시 이명박 후보를 엄호했던 은진수ㆍ고승덕 변호사도 2018년 3월 이 전 대통령의 곁에 없다.

약 10년 전 이 전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줬던 검찰의 칼날은 전례 없이 매섭다. 올 1월 서울 서초동 영포빌딩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한 청와대 문건 등을 토대로 수사에 착수한 삼성전자의 다스 미국 소송비 대납 의혹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0월 이 전 대통령이 BBK 주가조작 피해자로부터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소당한 이후 다스(DAS) 차명재산,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전용 의혹 등 쉴 새 없이 저인망식으로 수사해왔다

14일 조사에서도 윤석열(58ㆍ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과 한동훈(45ㆍ27기) 3차장은 폐쇄회로(CC) TV를 통해 조사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수사를 지휘하기로 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자백을 받거나 논리적 모순을 추궁하는 조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해명과 진술을 충분히 받되 그 자리에서 이 전 대통령 진술의 모순점을 추궁하기보다는 법원에서 물증으로 이를 반박하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이 들어설 서울중앙지검 1001호 조사실에선 송경호(48ㆍ29기) 특수2부장, 신봉수(48ㆍ29기) 첨단범죄수사1부장이 피의자 심문을 맡는다. 1001호실에 함께 들어가는 이복현(46ㆍ32기) 특수2부 부부장검사는 조사 과정을 중간에서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그야말로 검찰을 대표하는 ‘특수통’이 모두 포진해있다고 볼 수 있다.

검찰과 달리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단출하게 구성됐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서 초대 법무비서관을 지낸 강훈(64ㆍ14기) 변호사가 이번에도 최후방어선을 구축했다. 그는 2007년 도곡동 땅 실소유주 의혹과 2008년 BBK 특검 당시 이 전 대통령의 무혐의를 이끌어냈다. 강훈 변호사는 자신이 설립한 법무법인 바른에서 근무한 피영현(33기) 변호사, 김병철(39기) 변호사를 변호인단에 합류시켰다. 마지막으로 2008년 서울 광진을에 출마한 바 있는 박명환(48ㆍ32기) 변호사가 13일 검찰에 선임계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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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소환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고향인 봉하마을을 떠나 서초동 대검찰청에 도착, 버스에서 내려 기자들의 질문에 짤막하게 답한뒤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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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팀은 이 전 대통령 역시 속전속결 형태로 이번 주 안에 사법처리 방향을 결정할 전망이다.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진다. 1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 때 검찰은 소환 후 엿새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더군다나 검찰은 아직도 2009년 노무현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2009년 4월 30일 노 전 대통령 소환 이후 3주 넘게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하지 못하다가 5월 23일 노 전 대통령이 서거했기 때문이다. 다만 구속영장 청구는 이 전 대통령의 진술 등을 확인한 이후 최종적으로 문무일 검찰총장의 재가 하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 전직 지검장 출신 변호사는 “문 총장의 고뇌는 지금부터 또다시 시작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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