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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인더트랩' CGV 단독개봉 논란…"독과점 심화"vs "배급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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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작가협회, 배급사 리틀빅픽처스에 유감 표명 예정

연합뉴스

'치즈인더트랩'
[리틀빅픽처스 제공]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박해진·오연서 주연의 영화 '치즈인더트랩'이 14일 CGV에서 단독 개봉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영화수입배급사협회, 한국예술영화관협회, 한국독립영화협회 등 영화단체들은 '치즈인더트랩'의 CGV의 단독 개봉이 "대기업의 상영시장 독과점을 심화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반면, 배급사 측은 저비용·고효율을 고려한 배급전략의 하나일 뿐이라고 항변한다.

단독 개봉은 멀티플렉스 한 곳에서만 독점적으로 영화를 상영하는 것을 말한다. 많은 수의 스크린을 확보하기는 힘들지만, 수입·배급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상영관을 확보하고 홍보·마케팅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극장은 독점적 콘텐츠를 확보해 다른 멀티플렉스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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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인더트랩'
[리틀빅픽처스 제공]



그동안 주로 저예산영화나 예술영화들이 단독 개봉을 통해 관객과 만났지만, '치즈인더 트랩'처럼 톱스타가 출연하는 한국의 상업영화가 단독개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정상진 엣나인필름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시장점유율 50%를 장악하고 있는 CGV가 한국의 상업영화를 단독 개봉하게 되면, 다른 중소 배급사나 비 멀티플렉스 극장은 고사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사례를 계기로 앞으로 다른 멀티플렉스 극장도 앞다퉈 단독 개봉에 나설 가능성이 있고, 이렇게 되면 대기업이 운영하는 극장의 독과점은 심화하고, 극장이 선택한 영화만 살아남게 될 것이라는 논리다.

또 다른 배급사 관계자는 "단독 개봉은 개봉이 어려운 작은 영화들이 돌파구를 찾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며 "스타를 앞세운 영화가 단독 개봉을 하게 되면 오히려 더 작은 영화의 상영 기회를 빼앗는 셈"이라고 말했다. CGV가 없는 지역의 경우 관객들이 해당 영화를 볼 기회도 빼앗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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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GV 로고
[위키피디아 제공]



'치즈인더트랩'의 배급사가 리틀빅픽쳐스라는 점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리틀빅픽처스는 대형 배급사의 불공정 관행을 깨기 위해 2013년 한국영화제작가협회와 회원사들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배급사다. 정상진 대표는 "대기업을 견제하기 위해 출범한 배급사가 대기업에 줄을 서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비판했다.

영화제작가협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리틀빅픽처스의 단독 개봉에 대해 유감을 표시할 예정이다.

제작가협회 관계자는 "단독 개봉에는 장단점이 있다"면서 "이번에 논란이 된 만큼 수입사, 제작사, 배급사 등이 모여 심층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하자고 제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지원 리틀빅픽쳐스 대표는 "극장 비수기에 효율적인 배급 방식을 택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권 대표는 "중소영화를 멀티플렉스 3곳에 와이드 개봉하면 극장 예고편, 현수막 등 홍보마케팅(P&A) 비용이 단독 개봉할 때보다 2∼2.5배가량 많이 든다"면서 "와이드 개봉을 한다고 하더라도 교차 상영, 조기 종영 등으로 손실을 볼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치즈인더트랩'의 제작비는 40억 원으로, 와이드 개봉 시 P&A 비용은 10∼20억 원 선이지만, 단독 개봉으로 3∼4억 원 정도로 줄었다.

권 대표는 "스크린 독과점 문제도 아니고, 중소 배급사가 영화별로 다양한 배급전략을 취하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할리우드 영화들도 단독 개봉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영화 '킬러의 보디가드'는 지난해 8월 30일 CGV에서 단독 개봉해 일주일간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최종 172만 명을 동원했다. '월요일이 사라졌다' 역시 지난달 22일 CGV에서만 개봉해 총 87만7천 명을 불러모았다. 이 때문에 CGV뿐만 아니라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도 단독 개봉작을 늘리는 추세다.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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