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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①줄기세포, '윤리' 넘어 '만병통치'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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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배양 시험을 하고 있는 과학자.[사진=유튜브 화면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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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신체의 조직은 오랜 기간 사용하면서 노화되고 손상되지만 세포분열을 통해 꾸준히 재생됩니다. 그런데 사고나 질병으로 심각한 손상을 입을 경우에는 세포 분열 만으로 조직을 재생하기가 어렵고, 신경세포 등 아예 재생이 불가능한 세포도 많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이 줄기세포(stem cell)입니다. 특히 수정한 지 14일이 안된 '배아줄기세포(Embryonic stem cells, ESC)'는 몸 속의 세포가 기능을 부여받기 이전 단계의 세포로 손상된 부위를 스스로 찾아가 필요한 세포로 성장하기 때문에 '전능세포', 또는 '만능세포'라고도 불립니다. 그 만큼 전지전능한 능력을 가진 세포라는 의미입니다.

1998년 11월 존스 홉킨스 대학의 존 기어하트(John Gearhart) 박사와 위스콘신 대학의 제임스 토마스(James Thomas) 박사의 연구팀은 각각 서로 다른 방법으로 인간의 줄기세포를 분리·배양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에 따라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뇌질환, 당뇨병, 심장병 등 수많은 질병 치료가 가능하리라 기대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줄기세포를 뇌성마비나 척추 손상으로 인한 하반신 마비 환자에게 투여하면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고, 파킨슨병 등 난치병도 치료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줄기세포 연구는 만병통치약에 대한 연구와 다를 바 없었습니다.

그러나 ESC는 정자와 난자의 수정으로 생성된 배아의 파괴를 통해 얻을 수 있다는 이유로 인간 존엄성에 대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ESC는 모든 조직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고, 무한정 세포분열을 할 수 있는 '배아' 상태의 엄연한 생명의 씨앗이기 때문에 생명을 경시한다는 거센 비판이 일었습니다.

줄기세포 연구 진행을 위해서는 배반포(blastocysts)를 이용해 줄기세포를 추출해야 하지만 이 배반포가 태아로 발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는 것은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종교적·윤리적 논란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았습니다.

결국 각 국가별로 생명윤리법을 제정해 규제하게 됐고, 우리나라도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ESC를 만들기 위해 생명체로 자랄 수 있는 배아를 이용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 법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는 정자와 미수정난자, 불임치료 후 폐기할 예정인 냉동 배아만 활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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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배양 실험.[사진=유튜브 화면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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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의 이런 윤리적 논란을 한 방에 잠재운 것이 '유도만능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 Cell, ips)'입니다.

ips는 수정란이나 난자를 사용하지 않고 피부 등 이미 자라난 체세포에 외래 유전자나 특정 단백질로 자극함으로써 배아줄기세포의 성질을 갖도록 유도한 세포입니다. ESC처럼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고 분열능력에 한계가 없으면서도 환자 자신의 세포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ips도 이름처럼 '만능'은 아닙니다. 만능이 되도록 유도한 세포인 만큼 단점이 있습니다. 가장 큰 단점 중 하나가 '역분화'로 나타나는 문제입니다.

학계 관계자는 "줄기세포 연구의 목적은 안전하게 의료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줄기세포를 얻기 위한 것"이라면서 "ips가 환자의 치료에 사용하기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직도 많이 남았다. 역분화에 따른 갖가지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으면 의료현장 적용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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