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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질문지만 120쪽 준비… MB는 포토라인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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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110억 뇌물 수수·횡령 등 혐의… 오늘 중앙지검 출두]

윤석열 지검장·한동훈 차장 등 MB 도착 후 동선 일일이 점검

조사실 창문 블라인드로 가리고 드론촬영 금지해 외부노출 차단

이명박 전 대통령 소환을 하루 앞둔 13일 오전.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중앙지검 청사 1층 현관 앞으로 나와 주변을 살폈다. 이 전 대통령 수사를 담당한 한동훈 3차장검사, 송경호 특수2부장검사,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검사와 조사 지원 업무를 총괄한 박찬호 2차장검사도 함께 나왔다.

이들이 현관에 모인 건 정확히 오전 9시 30분이었다. 이 전 대통령이 다음 날 검찰에 출두하는 시각과 같았다. 윤 지검장 등은 이 전 대통령이 밟게 될 동선(動線)을 일일이 점검했다. 현관을 들어서서 청사 엘리베이터를 타고 조사실 옆 10층 휴게실로 들어갔다. 이곳에서 한동훈 3차장검사와 티타임을 가진 뒤 바로 옆 조사실로 들어가는 전 과정을 예행 연습한 것이다. 20분 정도 걸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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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가 서게 될 포토라인 - 13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설 포토라인이 설치돼 있다. 이 전 대통령은 14일 오전 9시 30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할 예정이다. /성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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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팀은 이날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실무를 담당한 검사들은 미리 준비한 A4용지 120쪽 분량의 질문지를 다시 한 번 살폈다. 일부 수사팀원은 이날 점심을 사무실에서 샌드위치로 때우고 잠시 눈을 붙이기도 했다. 다음 날 밤샘 조사를 대비한 것이다. 이 전 대통령에게 제공하는 점심·저녁 식사 메뉴도 정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 측에서 메뉴 선정을 맡겼다. 청사 부근 식당에서 음식을 사올 예정"이라고 했다. 수사팀은 이날 평소보다 이른 오후 6~7시쯤 퇴근했다.

이날 조사실(1001호)이 있는 중앙지검 청사 10층 창문 대부분은 블라인드가 내려져 있었다. 이 전 대통령이 조사받는 모습이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조사 당일 서울중앙지검 일대에 드론(소형 무인 비행기)을 띄우는 것도 금지됐다. 지하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차량들도 하루 전 모두 내보냈다. 이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는 14일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는 서울중앙지검 청사 출입이 전면 통제된다. 이후엔 사전에 신분을 확인한 사람들에게 비표를 나눠줘 제한적으로 출입을 허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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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소환 때와는 다른 점들도 눈에 띄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 소환 하루 전인 작년 3월 20일엔 청사 보안을 위해 수사팀을 제외한 모든 직원을 오후 9시까지 퇴근시켰다. 하지만 이번에는 별도의 지시를 하지 않았다. 또 박 전 대통령 소환 일에는 모든 직원에게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도록 했지만 이번엔 외부 식당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검찰은 이날 이 전 대통령 혐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뇌물수수, 횡령, 조세포탈 등 혐의의 피의자로 소환조사한다"고만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삼성전자가 대납했다는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의 소송 비용 60억원 등 총 110억원대에 달하는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또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로서 이 회사에서 2007년까지 조성했다는 300억원대의 비자금에도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다스의 경영비리와 차명 재산을 통한 탈세가 조세포탈 혐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직 대통령 조사라는 점을 감안해 조사는 한 차례로 끝낼 방침이라고 했다. 검찰 관계자는 "불가피하게 조사가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이 전 대통령 측에 충분히 전달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1년 전 검찰에 출석해 14시간 조사를 받고 7시간 넘게 조서 열람을 한 뒤 다음 날 새벽 6시55분쯤 검찰청사에서 나왔다.

[엄보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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