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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세상은 '각하'를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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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각하가 사라지고 있다"

한 팟캐스트 진행자의 발언이 논란이 됐습니다.

그는 언론의 미투 보도 탓에 전직 대통령의 더 커다란 범죄가 가려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세상이 그가 이야기하는 '각하'를 잊어본 적이 있었던가…

그의 주장과는 정 반대로 전직 대통령은 내일 전 국민이 바라보는 가운데 검찰청 포토라인에 서게 될 것이고…

그를 향한 수많은 의혹의 불은 켜질 것입니다.

또다시 전직 대통령을 포토라인에 세우게 된 나라.

그렇습니다.

그런 나라는 흔치 않습니다.

더군다나 그가 재임 시 늘 부르짖었던 '국격'을 떠올리면 그의 입장에서 볼 때 대한민국의 국격은 또다시 땅에 떨어지는 것일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과연 그럴까…

돌이켜보면 전직 대통령들의 포토라인 출두는 그 자신들에게는 비극이었지만 공화국에는 대부분 진보였습니다.

한국의 시민사회가 여전히 민주화를 추동하고 그 결과로 전직들을 포토라인에 세웠으며 그에 대한 대가로 우리의 공화국은 조금씩 더디게라도 민주화로 나아갔다는 것이니까요.

국격을 외치던 전직 대통령이 그 자신이 스무 가지에 가까운 혐의로 검찰에 출두하면서 국격의 진보를 가져올지도 모르는 아이러니…

저는 2007년의 대선 후보 검증 토론을 기억합니다.

이명박 후보는 대선 후보들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제가 진행하던 토론에 나왔고, 그는 예의 컴도저론을 내세우면서 자신만만했지요.

그러나 그 자리에 있었던 어느 시민의 질문은 날카로웠습니다.

그는 그의 수많은 전과 사실을 지적하면서,

"이미 수차례 법을 위반했는데…법과 질서를 시민에게만 엄격하게 요구하는 건 아닌지?"

- 방청객 질문 (2007년 10월 11일 'MBC 100분 토론')

"하여간 연구를 많이 하고 오신 것 같습니다."

- 당시 이명박 대선후보 (2007년 10월 11일 'MBC 100분 토론')

"이미 수차례 법을 위반했는데…법과 질서를 시민에게만 엄격하게 요구할 수 있느냐…"

그는 질문에 정면으로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그는 또다시 스무개에 가까운 혐의점에 대해서 이번에는 정면으로 대답해야 할 시간이 왔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착잡함 속에 그 결과를 지켜볼 것입니다.

이 모든 과정과 결과는…

다시 말씀드리지만 세상이 '각하'를 잊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손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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