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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이중스파이 독살 시도 러 배후설은 반러 선전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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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개입 가능성 英총리 주장 거듭 반박…러 외무 "독극물 접근 보장하라"

연합뉴스

(런던 AFP=연합뉴스) 영국에 기밀을 넘긴 이유로 수감생활을 하다 죄수 맞교환으로 풀려난 전직 러시아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66)이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솔즈베리의 한 쇼핑몰 벤치에서 자신의 딸과 함께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들은 알려지지 않은 독성물질에 노출된 뒤 쓰러졌으며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러시아 군 정보부에서 근무하며 영국 정보기관에 협조한 이중 스파이 스크리팔이 지난 2006년 8월 모스크바 군법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한 모습.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영국에서 벌어진 자국 출신 이중간첩 암살 시도 사건에 러시아 정부가 개입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영국 정부의 공식 입장 발표에 대해 근거 없는 반(反)러시아 선전전이라고 거듭 반박하고 나섰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이중간첩 출신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이 영국의 한 쇼핑몰에서 미확인 물질에 중독된 뒤 중태에 빠진 사건의 배후가 러시아라는 영국 측 주장에 대해 "우리는 이미 이 모든 것이 헛소리라고 밝혔으며 우리는 이 사건과 아무런 연계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 화학무기금지조약에 따르면 영국은 독극물을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국가(러시아)에 즉각 조회하도록 돼 있지만 아직 영국 측으로부터 어떤 문의도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조회를 받은 국가는 자체 분석을 위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물질에 접근할 권리가 있다"면서 "러시아에서 생산된 물질이 스크리팔 독살 시도에 사용됐다는 주장이 영국 측에서 제기되자마자 우리 전문가들이 분석할 수 있도록 이 물질에 접근을 허용할 것을 공한을 통해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독극물에 대한 접근이 보장되지 않는 한 러시아는 영국의 최후통첩에 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외무부는 전날 런던 주재 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스크리팔과 그의 딸에게서 러시아산 신경작용제 '노비촉(Novichok)'이 발견된 데 대한 해명을 요구하면서, 13일 자정까지 답변을 내놓으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러시아 출신 이중간첩 암살 시도에 러시아 정부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러시아 측의 소명이 없으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의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이번 사건에 사용된 신경작용제가 1970∼1980년대 러시아에서 군사용으로 개발된 노비촉으로 밝혀졌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발표했다.

그는 "믿을만한 답변을 내놓지 않을 경우 영국을 상대로 한 러시아 정부의 불법적인 물리력 행사에 해당하는 행위로 결론짓겠다"고 강조하면서 전방위적 보복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공언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당일 보도문을 통해 스크리팔 독살 시도 사건의 배후가 러시아라는 영국 측 주장에 대해 2018 월드컵 개최국인 러시아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신뢰를 훼손하려는 반러 캠페인이라고 비난했다.

외무부는 "(스크리팔 사건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되기는커녕 사실상 시작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영국 정치인들은 이미 러시아의 개입에 대한 결론을 내리고 월드컵 참가 거부 등으로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면서 "반러시아 히스테리를 조장하는 이러한 도발적 여론전은 양국 관계를 어렵게 할 뿐 아니라 세계 스포츠에도 타격을 준다"고 지적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스크리팔 독살 시도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한 데 대해 "서커스 같은 쇼이며 도발에 근거한 또 다른 정보전"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스크리팔 중독 사건에 사용된 독성물질이 "분명히 러시아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데 대한 논평을 요구받고 '가짜 뉴스'라고 반박했다.

대사관은 "증거없이 모든 잘못에 대해 러시아를 비난하는 일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면서 "현재로선 영국 측이 옳다는 단 하나의 증거도 없다"고 강조했다.

오는 18일 대선을 앞두고 선거운동 차원에서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 지역의 곡물센터를 방문 중이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이 사건과 관련이 없느냐'는 영국 BBC 방송 기자의 질문에 "먼저 당신들(영국)이 자체적으로 규명한 뒤에야 우리가 함께 이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이 수사를 제대로 한 뒤에야 러시아의 개입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영국 측이 스크리팔 독살 시도 사건에 사용된 것으로 밝힌 신경작용제 노비촉을 개발한 러시아 '생화학기술연구소' 측은 언론의 관련 질문에 논평을 거부했다. 러시아는 영국 정보기관이 러시아의 권위를 떨어트리기 위해 일부러 독살 사건을 조작해 낸 것이란 주장까지 펴며 개입설을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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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시아 대통령 [EPA=연합뉴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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