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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내 기록은 없어도 돼" 김선형의 헌신, SK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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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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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의 품격' SK 가드 김선형이 13일 KCC와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송교창 등의 수비를 뚫고 동료에게 패스하고 있다.(잠실=KBL)


'210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서울 SK-전주 KCC의 정규리그 최종전이 열린 1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 33승18패 공동 2위 맞대결로 4강 플레이오프(PO) 직행 티켓이 걸린 중요한 경기였다.

경기 전 SK 가드 김선형(30·187cm)은 이날 경기에 대한 승리 의지를 다졌다. 시즌 초반 불의의 부상을 입은 김선형은 시즌 막판에야 팀에 합류한 만큼 반드시 팀을 2위로 올려놓겠다는 각오였다.

김선형은 "사실 부상으로 팀에 기여한 게 없었는데 마지막에라도 합류해서 공을 세우고 싶다"고 시즌을 돌아봤다. 이어 "부상 중인 상황에서 팀 경기를 지켜봤다"면서 "그래서 내가 들어가면 팀이 잘 되지 않는 부분, 리딩을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화려한 득점이 아니었다. 김선형은 "내 목표가 내 기록이 좋지 않아도 팀이 이기면 되는 것"이라면서 "최근 5연승 동안 그런 모습이 나와서 기분이 좋고 오늘도 그러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김선형의 바람은 이뤄졌다. 이날 김선형의 득점은 6점에 불과했다. 슛 시도 자체가 많지 않았다. 이날 김선형은 야투 4개만 던졌다.

하지만 도움은 무려 10개였다. 양 팀 최다 기록. 리바운드도 4개를 잡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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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패의 갈림길' SK 김선형이 13일 KCC와 정규리그 최종전이자 2위 결정전에서 종료 4초 전 상대 안드레 에밋의 공을 가로채고 있다.(잠실=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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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팀의 승리를 안긴 천금의 가로채기를 기록했다. SK가 89-88로 앞선 종료 21.9초 전 KCC의 마지막 공격. 공은 KCC 에이스 안드레 에밋이 쥐고 있었다. 시간을 보낸 뒤 돌파로 마지막 득점을 이루겠다는 계획.

하지만 김선형이 순간의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종료 4초 전 김선형은 번개처럼 에밋의 공을 빼앗았다. 이후 달려가던 동료 테리코 화이트에게 패스, 쐐기 덩크슛을 도왔다.

경기 후 김선형은 "가로채기를 하는 순간 너무 좋아서 넘어질 뻔했다"면서 "다행히 패스를 해서 화이트의 덩크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승리가 확정되고 눈물이 났다"면서 "부상 등으로 힘들었던 순간이 떠올랐다"고 감개무량한 표정을 지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상대가 스크린 아웃을 설 것을 예상하고 빈틈을 노렸다"면서 "팀 파울이라 자유투를 줄 수도 있어서 선을 지켜서 가로채기를 시도했다"고 돌아봤다. 4강 PO에 대해 김선형은 "이제 구력과 경험도 쌓였고 애런 헤인즈에 화이트도 있기 때문에 자신이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내 기록은 좋지 않아도 팀이 이기면 된다"는 김선형의 헌신. 주장의 책임감이 가져온 4강 직행 티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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