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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상용화’ 총성없는 전쟁…국가 간 자존심 대결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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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퀄컴 해외매각 금지 명령…5G 주도권 내줄라 위기의식 작용

통신사 이어 제조사도 진입 서둘러

경향신문

5세대(G) 이동통신 조기 상용화를 앞두고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주도권 경쟁에 나섰다. 초기에 승리하지 못하면 5G로 벌어질 새로운 산업 판도 변화의 물결에서 밀려날지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1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자국 반도체 기업인 퀄컴을 싱가포르 회사인 브로드컴이 인수하는 것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반도체 업계 사상 최대 거래로 주목받던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가 사실상 무산된 것이다. 여기에는 국가 간 5G 전쟁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퀄컴을 빼앗길 경우 5G 칩셋 시장에서 몸집을 불린 중국 화웨이에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5G 경쟁은 국가 간 자존심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 시범서비스를 선보인 KT가 내년 3월 본격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이동통신 3사는 오는 6월 5G 주파수 경매를 거쳐 9월부터 네트워크 구축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최근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5G를 상용화하지 않는다면, 5G 시대에서 ‘팔로어(추격자)’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더 위협적이다. 중국 정부는 2013년부터 2020년까지 5000억위안(약 85조원)가량을 쏟아붓고, 통신 3사는 별도로 1800억달러(약 196조원)를 투자한다. 통신 인프라 구축 외에도 5G에 필요한 각종 사물인터넷(IoT) 제품, 단말, 반도체 등 5G로 파생되는 모든 산업을 주도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이 같은 국가적 관심은 5G가 차세대 정보기술(IT)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3G, 4G 전환기 때처럼 단순한 통신 속도 개선을 훨씬 뛰어넘는 ‘혁명’으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스마트홈·스마트시티, 원격 수술 등 일상을 바꿀 서비스가 가능하려면 이들을 연결해줄 5G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1㎢당 연결 기기 수도 100만대로 예상돼 지금보다는 한 차원 높은 산업 생태계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통신사뿐 아니라 전통 제조업체들도 5G 경쟁에 뛰어드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현대차는 평창 동계올림픽 때 4단계 자율주행 수소차인 넥쏘의 뒷좌석에 KT 5G 기술을 적용한 챗봇 등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시연했다. 액센추어 보고서를 보면 다른 차량이나 운전자, 주거 공간을 무선으로 연결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커넥티드카 기술은 2025년이면 모든 차량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5G의 빠른 상용화에 비춰 관련 수요를 창출할 서비스 개발은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LG경제연구원은 “전송 속도가 빨라진 것 외에 현재 제공되는 서비스와 별반 다를 게 없다면 5G 의미는 퇴색된다”며 “미디어, 게임업체, 포털 등의 차별화된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윤주 기자·김준 선임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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