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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질본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주사제 준비 단계에서 균 오염된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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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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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19일 경찰 의료수사전단팀원들과 질병관리본부 직원들이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지난해 12월16일 이대목동병원에서 신생아 4명이 사망한 원인이 의료진이 주사제를 준비하는 단계에서 영양제가 균에 오염된 탓이라는 질병관리본부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 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소속 교수 2명을 추가 입건해 조사한 뒤 수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틀 전 질병관리본부가 신생아들이 걸린 패혈증의 원인과 관련해 ‘주사제 준비 단계에서의 오염이 역학적 개연성이 있다’고 통보해왔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질본은 지난 1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발표를 인용해 신생아들의 사망 원인을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확정하고 이후 시트로박터균의 감염 경로를 추적하는 역학조사를 해왔다.

질본의 역학 조사 결과 신생아들은 사망 전날인 12월15일 중심정맥관을 통해 시트로박터균에 오염된 지질영양제를 맞고 패혈증에 걸린 것으로 밝혀졌다. 질본은 지질영양제를 개봉해 주사기와 필터·관 등 ‘수액 세트’에 연결하는 준비 과정에서 영양제에 균에 오염됐을 역학성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무균 검사 결과 해당 지질영양제 자체에서는 아무런 균이 검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찰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별도로 검사를 의뢰한 결과 ‘수액 세트’에서도 균이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수액 세트는 무균 제품이라 비닐로 밀봉돼 운반되는데, 지침상 이를 개봉해 주사제와 연결할 때마다 전에 손을 물로 씻은 다음 알코올로도 소독하게 돼 있다”면서 “간호사 중 일부가 위생 관리 지침을 어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은 “주사제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한 병의 주사제를 나눠서 투여해서는 안 되며, 준비된 주사제는 즉시 투여하거나 냉장 보관해야 한다는 방침 또한 어겨졌다”면서 “수간호사와 전공의·교수들은 이를 관리·감독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신생아중환자실의 감염·위생 관리를 지도·감독할 책임이 있는 전담 교수들인 박모 교수와 심모 교수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추가로 입건할 예정이다.

사망한 신생아들에게 투여된 주사제를 직접 만졌던 간호사 2명, 간호사들을 관리·감독하는 수간호사, 해당 주사제를 처방한 전공의 강모씨, 신생아중환자실 주치의 조수진 교수 등 5명은 지난 1월 이미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로 입건되는 교수들을 내주 중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다음, 이달 중순께 수사를 마무리해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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