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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논란의 윤이상 유해 어제 도착… 다시 갈라진 통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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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 반대단체 중앙동서 집회

"윤씨가 월북권유한 오길남씨, 그 두 딸 아직 돌아오지 못해…"

경남 통영 출신인 작곡가 윤이상씨의 유해가 25일 오후 1시 5분 일본을 거쳐 김해공항으로 들어왔다. 통영시 관계자는 이날 "플로리안 리임 통영국제음악재단 대표가 윤씨의 유해를 유골함에 담아 입국했다"고 밝혔다.

유골함은 이날 오후 3시 30분쯤 통영시 정량동 추모공원 봉안당에 임시 안치됐다. 윤씨의 아내 이수자(91)씨, 김동진 통영시장 등이 참석해 제(祭)를 지냈다. 이씨는 이 자리에서 "남편의 유해를 돌려받아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기쁘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이로써 통영이 음악가들을 위한 성지가 된 듯하다"고 했다.

윤씨 유해의 통영 이장에 반대하는 지역 단체는 이날 오후 2시 중앙동 강구안 문화마당에서 반대 집회를 열었다. 집회를 주최한 천만인서명운동본부 통영고성지부 회원 50여명은 "윤이상 유해가 통영에 오는 것에 결사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윤씨가 재독 동포 오길남씨에게 월북(越北)을 권유했다는 논란 등이 먼저 해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순옥 천만인서명운동본부 운영위원은 "윤이상의 꾐에 빠져 월북했던 오길남의 아내 신숙자(통영 출신)씨와 두 딸 생사는 아직도 알 수 없다"며 "오씨는 탈북했지만 아직도 두 딸은 돌아오지 못하는데 윤이상의 유해만 돌아올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내건 현수막에는 "윤이상은 생사도 모르는 통영의 딸, 살려 돌려보내기 전에는 통영 땅을 밟지 못한다"는 등의 문구가 쓰여 있었다. 집회를 지켜보던 통영 시민 김모(73)씨는 "윤이상은 김일성 사망 당시 찬양고무적인 조전을 보내 논란이 된 인물"이라며 "통영이 윤씨의 유해 때문에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릴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윤씨 유해는 내달 말 열리는 통영국제음악제 개막에 맞춰 묻힐 예정이다.

[통영=정치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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