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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일상톡톡 플러스] '건강 100세 시대' 다 큰 자녀에게 집 물려줘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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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우리 부모님들 평생 고생하며 번 돈 열심히 쓰고, 여생 즐겁게 보냈으면 좋겠다"면서도 "부모가 건강하고 돈이 있어야 자식으로부터 대접받는 게 안타깝지만 우리네 현실"이라고 말했다.

B씨는 "건강 100세 시대가 현실화하고 있다. 자식 결혼한다고 혼수 장만해주고, 신혼집 마련해주는 것도 이제 옛말"이라며 "차라리 그 돈으로 노후 편안하게 보내는 게 현명하다"이라고 주장했다.

C씨는 "자식은 품안에 있을 때나 자식이다. 성인이 되면 독립시키는 게 맞다"며 "자식 입장에서도 대학 때부턴 본인이 벌어 생계 유지해야 한다. 부모가 대학 입학금까지 내줬으면 그 다음부턴 자기 자신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D씨는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상당수 자식들이 부모 재산은 탐내면서도 정작 부모 모시고 사는 건 싫어한다"며 "부모 입장에서도 나이 들어 눈치 볼 필요 없다. 애들 결혼까지 시켰으면 정말 할만큼 다 한 것"이라고 전했다.

E씨는 "자식에겐 필요한 만큼만 딱 해주고, 나머지는 부모 노후 생계비로 쓰는 게 맞다"며 "자식에게 거액 물려주고 잘 된 경우가 별로 없다. 이는 자식에게도 독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F씨는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돼 수명은 늘어났지만, 건강수명은 별로 늘지 않아 병원 신세를 져야 하는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며 "그러다보면 결국 돈이 모자라게 되고, 아픈 곳도 점점 많아지니 주택연금으로 노후를 보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G씨는 "요즘 같은 시대에 어느 부모가 자식에게 집을 물려주냐"며 "여태껏 키워줬으면 된 것이다. 평생 자식 위해 희생했는데 마지막 남은 집까지 물려주면 노년이 너무 비참할 것 같다"고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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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에게 집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노년층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은퇴를 앞둔 50대에선 절반에 육박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해 11월3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택연금 수요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6월29일부터 8월18일까지 주택을 소유한 55∼84세 3000가구와 주택연금을 받는 1200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60세 이상의 2700가구 중 27.5%는 자신의 집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답했다.

◆은퇴 앞둔 50대 절반 "자녀에게 집 물려주지 않을 것"

'보유주택 비상속 의향' 비중은 2015년 24.3%, 2016년 25.2%로 커지는 추세이며, 역대 최대치라고 주금공은 밝혔다. 일부 물려주겠다는 응답이 21.8%, 모두 물려주겠다는 응답이 50.7%였다.

주금공이 '예비 노년가구'로 표현한 55∼59세 300가구는 이 비중이 2016년 39.1%에서 지난해 44.7%로 커졌다. 은퇴를 앞둔 계층에서 노후에 집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응답이 절반에 육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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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물려주지 않고 주택연금을 활용하겠다는 응답률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60세 이상의 17.7%는 주택연금 이용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2016년 조사보다 3.1%포인트 높은 수치다. 55∼59세의 주택연금 이용 의향 응답률은 31.0%로, 재작년 대비 8.7%포인트 상승했다.

◆주택연금 가입 유지기간 긴 부모, 자녀 도움 덜 받는다

주택연금을 이용하는 1200가구는 가입 유지기간이 길어질수록 자녀의 도움을 덜 받는 것으로 나타

났다.

△2년 유지 가구는 24.6% △3∼5년 유지 가구는 27.2% △5∼7년 유지 가구는 22.0% △7년 이상 유지 가구는 17.5%가 자녀의 도움을 받는다고 답했다.

주택연금을 이용하는 가구는 그렇지 않은 노년가구보다 75세부터 월 평균 수입이 많아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연금 이용 가구의 월 소득은 75∼79세 161만원, 80세 이상 169만원이다. 일반 노년 가구는 75∼79세 149만원, 80세 이상 12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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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이상 일반 노년 가구 중 은퇴 준비를 했다는 응답률은 은퇴가구가 51.2%, 비(非)은퇴가구가 55.9%다. 이들은 주로 자녀의 취업이나 결혼 이후 은퇴를 준비했다고 답했다. 가구주가 취업 직후부터 은퇴를 준비한 비율은 은퇴가구 19.5%, 비은퇴가구 11.8%에 불과했다.

월 평균 수입 중 가장 큰 소득원은 근로·사업소득(55.6%)이며, 연금소득 비중은 26.1%다. 연금소득 중 공적연금이 22.6%, 개인·퇴직연금은 3.5%다.

비은퇴가구의 45.2%는 공적연금을 은퇴 후 주된 수입원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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