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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인터뷰]다니엘·알베르토에게 듣는 ‘어서와’ 시즌1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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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every1의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이하 ‘어서와’)는 처음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의 여행 모습을 보여주는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이다. 한국에 오래 산 외국 출신 방송인의 초청을 받은 친구들은 직접 3박 4일 관광코스를 짠다. 핀란드 친구들은 e-스포츠 경기를 관람했고, 프랑스 친구들은 아침을 프랜차이즈 빵집 ‘파리바게뜨’에서 해결했다. <어서와>는 외국인 눈에 비친 ‘진짜 한국’을 보여주며 케이블 채널 시청률 1위 자리를 사수하고 있다.

다음달 15일이면 <어서와>는 시즌1을 끝내고 2를 준비한다. 미처 다 나오지 못한 시즌1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알베르토 몬디(34·이탈리아)와 다니엘 린데만(33·독일)을 인터뷰했다. 두 사람은 이탈리아 편, 독일 편과 특별 편에서 친구들을 두 차례씩 초청했다. 인터뷰는 22일 서울 이태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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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의 한국 문화 체험 방송은 예전부터 많았는데, <어서와>가 유독 인기였어요.

알베르토=첫 번째 성공 비결은 ‘우정’인 것 같아요. 친구들이 한국에 오기 전 제 생활을 이야기하면 거의 이해를 못했어요. 저와 한국을 알게 되면서 서로 나누는 이야기들이 재밌었던 것 같아요. 두 번째는 제작진들이 절대 간섭하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대본을 짰더라면 촌스럽거나 가짜 티가 났을 거에요. 시청자들은 바보가 아니니까 다 알아챘을 거고요. 제작진이 내버려 두니 프랑스 친구들이 아침에 해장국이 아니라 프랜차이즈 빵집의 크로아상을 사 먹었죠. 그곳도 한국이죠. 치킨집이나 빵집이 PPL(간접광고)이라고 하신 분들이 많았는데, 친구들이 선택한 장소였어요.

다니엘=알베르토 형 말에 100% 동의해요. ‘국뽕’(한국에 대한 과도한 찬양)이 아니라 진짜 한국을 보여줬어요. 친구들을 경주에 데려가면서 어디로 가면 좋을지 제작진과 상의한 정도가 다였어요. 친구들이 여름에 와서 북한산에 올라갈 때 촬영하는 분들이 무척 고생했는데, 겨울에 다시 와 한라산에 올라가겠다고 했을 때도 전혀 뭐라 하지 않았어요.

-지금 친구들은 한국을 어떤 나라로 기억하고 있나요?

다니엘=피터와 한라산에 올라가던 중에 한 아저씨가 음식을 나눠줬어요. ‘정’이죠. 친구들 모두 사람들이 너무 친절하고 인상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현대와 과거의 공존을 신기하고 좋게 봤어요. 첨단 기술이 발달하면서도 오래된 궁이 있는 것 같은 거요.

알베르토=제 친구들도 서울 같은 도시에 산과 궁이 함께 있다는 걸 좋아했죠. 여행하기에 안전하다는 점도 이야기했어요.

- 아쉬워한 점도 있나요.

알베르토=제주도에 갔을 때 약간 실망스러워한 부분이 있어요.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건물들이 규칙 없이 마구 세워진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특히 제주공항 근처를 보면서 건물들이 아름다운 자연에 어울리지 않아 아쉽다고요.

다니엘=친구들과 경주에 갔는데, 불국사 같은 곳에 의외로 영어 설명이 잘 안 돼 놀랐어요. 외국인들이 서울 말고 다른 도시를 갈 경우 열이면 열 다 경주에 가는데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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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들이 한식을 잘 먹고 좋아하는 점이 의외였어요. 다니엘 친구 피터는 김치를 무척 좋아했고, 알베르토 친구들은 제주도에서 멸치국수를 맛있게 먹었죠.

알베르토=한국 사람들은 외국인이 한식을 잘 못 먹는다는 선입견을 품고 있어요. 역사적으로 미국인들을 먼저 많이 접하면서 그렇게 된 게 아닐까 싶어요. 미국인들은 매운 것을 잘 못 먹으니까요. 유럽은 완전히 달라요. 이탈리아도 식문화가 다양해요. 도가니, 닭 내장, 돼지 껍데기를 먹죠. 어떤 지역에서는 한국 사람들보다 매운 소스를 먹어요. 방송에는 맛 없어 하는 것처럼 편집돼 나왔지만, 친구들이 홍어삼합도 맛있게 잘 먹었어요. “김치의 매운 맛, 돼지고기의 기름진 맛, 홍어의 쏘는 맛을 느끼면서 먹어봐”라고 설명해줬지요. 한식문화가 굉장히 수준 높고, 음식이 풍부하다고 느꼈을 거예요.

- 체류 기간이 더 길거나 친구들을 한 번 더 초청하다면 어디로 가고 싶나요.

다니엘=부산, 군산에 혼자 여행가는 것을 좋아해요. 서울과 부산은 각각 스페인의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부산엔 168계단, 옛날 일본 가옥 등 매력포인트들이 많아요. 군산도 일제강점기 역사를 알고 가면 다르게 보이는 도시에요.

알베르토=10년 동안 한국 여행을 정말 많이 했어요. 통영과 거제도를 추천하고 싶어요. 정말 대박이에요. 통영에는 맛있는 것들이 정말 많죠. 주변 섬들도 정말 아름다워요. 베트남 할롱 베이보다 예쁜 곳인데 잘 안 알려졌다고 생각해요. 두곳 다 일출과 노을이 아름답죠. 전라도도 좋아해요. 군산, 전주, 광주, 완도, 순천…. 보길도 해수욕장 돌은 너무 예쁘죠. 파도가 칠 때 ‘치치치’ 하는 예쁜 소리가 나요. 친구들이 시즌2에 다시 온다면 섬진강 투어를 하고 싶어요. 지리산부터 시작해서 강을 따라 내려오면서요.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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