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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다섯개의눈'과 손잡은 화웨이.. 커지는 미국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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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미국의 우방국들이 중국산 통신 장비 도입에 적극 나서면서, 미국의 사이버 안보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중국 정부가 화웨이나 ZTE와 같은 중국 통신장비업체들을 통해 미국의 비밀 정보를 캐낼 수 있다며 중국산 장비의 진입을 막아섰으나, 우방국들이 중국산 장비를 들이면서 미국 사이버 안보에도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국 런던과 홍콩의 특파원을 통해 미국 정부가 갖고 있는 이 같은 우려에 대해 23일(현지시간) 집중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최근 미 의회에서는 화웨이의 라우터, 스위치, 기지국 장비 등 통신장비가 미국과 긴밀한 첩보 동맹을 맺고 있는 국가에 진출해 있다는 점에서, '베이징의 스누핑(Snooping)'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스누핑은 통신망에서 남의 정보를 불법적으로 가로채는 행위를 말한다.

미국의 최대 우방국인 영국의 경우 화웨이의 통신장비 도입에 매우 적극적이다. 이달초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쑨 야팡 화웨이 회장과 면담을 가졌고, 다음날 화웨이는 영국에 향후 5년간 30억 유로(42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영국은 2005년 유럽에서 처음으로 화웨이 통신 장비를 도입한 국가다. 현재 영국의 양대 통신사인 BT그룹과 보다폰은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영국 뿐만이 아니다. 화웨이의 장비는 미국과 첩보 동맹을 맺은 이른바 '다섯개의 눈(Five Eyes)'에 포함된모든 국가에 진출해 있다.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에 모두 진출해 있으며 이중 캐나다와 호주는 화웨이의 장비를 도입하는 대신, 특별한 보안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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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는 중국 정부가 화웨이와 같은 기업들을 활용해 미국을 감시하거나 의사소통을 차단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막대한 지원을 쏟아부은 중국 통신 장비업체를 통해 미국의 기밀을 빼내거나 타국과의 통신을 차단해 고립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의회 자문그룹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의 마이클 위즐 위원은 "우리(미국)의 파트너들을 침투하려는 행위는, 우리와 파트너들이 공유한 정보와 우리와 파트너 간 협력에 의한 (첩보)행동들을 위협에 빠뜨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해 화웨이 측은 "화웨이는 종업원 주주 회사(employee-owned)이며 중국 정부로부터 다른 국가를 스파이 할 것을 요청받은 적이 없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화웨이는 170개국의 소비자와 정부로부터 인정받고 있는 회사"라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나라는 내년 3월 5세대 이동통신(5G)망을 상용화하는 데 있어, 중국산 통신장비를 대거 들일 예정이다. 국내 이동통신 3사는 화웨이, ZTE 등 중국 통신장비업체에 5G망 구축을 위한 협력사에 참여하기 위한 요건을 담은 제안요청서(RFP)를 보낸 상태다. LG유플러스가 LTE망 조성에도 화웨이 장비를 사용한 바 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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