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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커피전문점, 이미 편의점보다 2배 많은데 '자고나면 또'…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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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점 매출 증가세 지속…"경쟁력 있다면 충분히 성장"

폐업률은 치킨집과 동일…"브랜드 '옥석' 가려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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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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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말 그대로 '한 집 건너 한 집 커피숍'이다. 전국 커피전문점은 이미 편의점보다 2배 이상 많다. 그런데 지금도 자고 나면 하나씩 생겨나는 실정이다. 일부에서는 국내 커피시장도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창업에 신중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과연 그럴까. 적어도 통계 지표만 놓고 보면 최근까지 커피전문점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다. 아직은 '시장 포화'를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얘기다.

다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소비자의 커피 입맛은 바리스타 수준까지 높아졌다. 결국 경쟁력에 따라 업체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 커피전문점 수, 편의점보다 2배…폐업률은 치킨집과 동일

25일 소상공인 상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국의 커피점문점 수는 총 7만9943곳이다. 전국 편의점 개수가 3만8000여 곳으로 추정되는 것과 비교하면 2배를 넘는 셈이다.

커피전문점에 속하지 않는 빵집, 패스트푸드점을 포함하면 카페처럼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가게는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커피전문점 우후죽순 늘어난 만큼 폐점률도 높다. 커피전문점의 폐점률은 치킨집과 같은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커피전문점의 폐점률은 1.8%로 같은 해 6월에 비해 0.3%포인트(p) 높아졌다. 치킨집(오리요리점 포함)의 폐점률도 1.8%로 동일했다.

5년 이상 오랜 기간 영업하고 있는 커피전문점은 찾기 힘들었다. 전국 커피전문점 중에서 업력이 5년 미만인 곳이 전체의 70.5%에 달했다. 치킨집(57.1%)보다도 업력 5년 미만 업체의 비율이 높다.

커피전문점 업계 관계자는 "은퇴 후 쉽게 프랜차이즈에만 의존해 커피점을 많이 창업하지만 우리나라 소비자의 커피 입맛은 까다롭기 때문에 전문성 부족으로 폐업하는 사례가 많다"고 진단했다.

그는 "커피점이 많이 생겼다는 점은 고객이 옮겨갈 대체재가 많아졌다는 뜻"이라며 "신메뉴 개발 등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소비자의 커피 지식수준이 높아질수록 잘하는 브랜드를 찾기 때문에 일부 브랜드는 정리되고 일부 브랜드는 유독 잘 되는 등 옥석이 가려지고 있다"며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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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 소비량 5년간 7%씩 성장…커피전문점 매출도 두 자릿수 증가

커피전문점 수가 많긴 하지만 아직 국내 커피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2016년 기준 지난 5년간 연평균 7%씩 증가했다.

커피전문점 매출 성장세도 양호했다. 성장세가 둔화하는 추세기는 하나 2016년 전년비 14% 증가하며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유지했다.

또 전체 커피시장에서 커피전문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62.5%로 2014년(53%), 2015년(60.7%)과 비교해 계속 확대되는 추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포화했다는 이야기는 5년 전부터 있었지만 실제로는 계속 커져 왔다"며 "커피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하루에 2~3잔씩 커피를 마시고 카페가 공간과 문화를 판매하는 곳으로 자리잡으면서 커피전문점은 지속해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각에는 부정적 시각도 존재했다. 커피 시장의 정점이 가까워졌다는 분석이다.

다른 관계자는 "커피 시장의 전체 파이가 커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 "이미 우리나라는 '원두 수입량이 많은 국가' 5~10위권에 항상 들 정도로 커피 소비량이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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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랜드 경쟁력만 있다면 충분히 성장"…차별화 노력

커피전문점 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에 따라 법정관리 절차를 밟거나 매장 수가 감소하는 등 도태되는 기업들도 생겨났다. 하지만 업체들은 브랜드 경쟁력만 있다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충분히 성장할 만한 시장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CJ푸드빌 투썸플레이스는 2002년 론칭 당시부터 '온리원'(Only One) 전략으로 '프리미엄 디저트 카페'를 표방했다. 투썸플레이스 매장은 꾸준히 늘어나 지난해 말 기준 943개까지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 안에 1000호점이 개설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디저트 경쟁력으로 차별화한 것이 투썸플레이스 브랜드를 여기까지 오게 한 원동력"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1000호점을 돌파했던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현재 매장 총 1150곳을 갖고 있다. 스타벅스 매장은 평균 한 달에 10곳씩 새로 생겨나고 있다. 스타벅스는 팬층을 형성할 만큼 고객 충성도가 높은 브랜드다.

전 매장이 직영점인 스타벅스의 운영 형태는 개별 매장의 매출 증대에 구애받지 않고 장기적인 브랜드 전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전 직원이 정규직이어서 아르바이트 직원을 주로 고용하는 다른 브랜드에 비해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신제품을 계속 내놓으면서 새로움을 선사하고 자유롭게 공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점에 고객들이 호응해주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더본코리아가 운영하는 빽다방은 아메리카노를 1500~2000원에 판매하는 등 저가브랜드로 평가됐던 다른 업체들 보다도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경쟁력을 키웠다. 이런 전략은 '가성비'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큰 인기를 얻었고 매장 수는 2015년 415개점에서 지난해 544개점으로 31% 급증했다.

빽다방 관계자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음료와 디저트를 선보이고 또 저렴한 가격이지만 고급 원두, 바리스타 우유 등을 사용해 가성비를 강화한 점이 차별성 포인트"라고 전했다.
heming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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