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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까칠한 中보다 성실한 베트남…작년 특허 흑자만 2.6兆(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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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對베트남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23.95억弗

對중국 수지는 19.79억弗…베트남에 처음 뒤져

'14위 인구대국' 베트남, 싸고 젊은 노동력 넘쳐

"中 교역 만만치않아…다른 신흥시장 눈돌려야"

이데일리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1억명에 가까운 세계 14위의 인구 대국.

9000여만명 총인구의 70%가 넘는 젊은 생산가능인구(15~64세).

우리 돈으로 월 30만원이 채 안 되는 싼 인건비에도 성실한 노동력.

이 나라는 동남아의 인도차이나 반도 동부에 위치한 베트남이다. 우리나라에 쌀국수 같은 음식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어느새 경제 협력 파트너로 위상이 더 높아졌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 덕에 중국을 뛰어넘는 제조업 전진기지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나 중국으로부터 예기치 못한 사드 충격을 당한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제2의 중국’으로 여길 만하다.

◇작년 對베트남 지재권 수지 24억弗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대(對)베트남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23억9500만달러(약 2조5900억원)로 대중국(19억7930만달러)을 처음 제쳤다.

무역수지는 우리나라의 상품 혹은 서비스의 수출과 수입간 차이를 말한다. 무역수지가 흑자라는 것은 수출로 번 돈이 수입으로 쓴 돈보다 많았다는 의미다. 베트남과의 무역수지 흑자 폭이 커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국내 기업이 베트남에 늘린 현지법인의 수익성이 좋아졌고, 이에 베트남이 특허권 사용료 등을 지불하는 형식으로 국내 기업에 대금을 지불한 것이다. 대규모 휴대폰 공장을 갖고 있는 삼성전자(005930)가 대표적이다. 이외에 현대차(005380) SK(034730) LG(003550) 포스코(005490) 등 다른 대기업집단도 베트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베트남이 막대한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를 안긴 건 4년 전인 2014년부터다. 2013년 당시 흑자는 7390만달러로 여느 나라들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2014년 7억1830만달러로 늘더니, 2015년부터 16억8400만달러→18억4370만달러→23억9500만달러로 급증했다.

지식재산권 중에서도 특허권 판매가 압도적이다. 23억9500만달러 중 22억430만달러로 92% 비중이 넘는다.

당초 우리나라와 지식재산권 거래가 활발했던 곳은 단연 중국이다. 베트남이 뜨기 전인 2013년 당시 대중국 무역수지 흑자는 19억9650만달러였다. 이후에도 22억8390만달러→19억6000만달러→20억4070만달러로 고공행진을 했다. 그런데 지난해 처음 베트남에 추월 당한 것이다.

이런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국내 산업계가 베트남을 ‘기회의 땅’으로 여기고 있어서다. 수출입은행 통계를 보면, 대베트남 외국인직접투자(FDI)는 2009년 당시 전체의 3.0%에서 2016년 6.4%로 증가했다. 삼성전자 등 우리 기업들이 베트남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트남은 이미 우리나라의 4대 교역국 중 하나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해 신(新)남방정책 구상을 밝혔던 적이 있다.

안중기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베트남 투자는 제조업에 집중되고 있다”며 “삼성전자 등이 현지 투자를 확대하면서 단순 섬유가공 위주에서 전기전자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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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명 육박…‘14위 인구대국’ 베트남

베트남의 약진은 이유가 있다. 베트남 인구는 2015년 기준 9360만명으로 전세계 14위다. 2020년께 1억명 달성이 유력하다. 노동력이 풍부한 만큼 글로벌 생산기지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특히 노동력과 직접 관련된 생산가능인구가 6570만명(70.1%)에 달한다. 그만큼 젊은 나라다.

게다가 베트남 제조업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204달러(약 22만원)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10분의1 수준이다. 캄보디아, 스리랑카, 라오스, 미얀마, 방글라데시 정도를 제외하면 베트남보다 노동력이 저렴한 곳을 찾기 어렵다. ‘세계의 공장’ 위상을 중국으로부터 물려받을 수 있는 조건이다.

경제계 한 인사는 “우리 경제는 지난해 사드 보복 탓에 중국과 교역이 만만치 않아 졌음을 배웠다”며 “다른 신흥시장을 더 공략해야 한다”고 했다.

안 선임연구원은 “생산·소비·투자시장으로서 베트남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기업의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진출을 위한 전략적 거점으로 활용하기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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