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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추영준의 ★빛사랑] "BTS 꼭 보고 싶었는데"…평창의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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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이 “전 세계인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비밀병기는 K-팝”이라고 전했다.

전 세계로 방송되는 전문 뉴스매체인 CNN이 평창올림픽 홍보대사로 활약하는 걸그룹 에이오에이(AOA) 인터뷰 기사를 통해 ‘올림픽과 K-팝’ 관계를 비중 있게 다뤘다.

CNN은 경기에 집중해야 할 올림픽에 왜 음악 장르를 연관시켜 이렇게 표현했을까. 답은 간단하다.

그들은 이미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가 K-팝이고 전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글로벌 음악으로 성장한 것을 알기 때문이다.

CNN은 그런 K-팝의 폭발력을 ‘평창의 비밀병기’로 표현했으며 ‘2018 평창올림픽’을 통해 대한민국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K-팝의 역할도 클 것으로 기대했다.

이 같은 예측은 올림픽 기간 중 곳곳에서 현실로 나타났다. 일부 메달리스트는 자신의 SNS를 통해 K-팝 그룹 팬임을 자처하며 앞다퉈 한국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올림픽 개최지이자 ‘K-팝의 나라’인 한국에 있음을 자랑스러워하며 SNS에 글을 올렸다. 더 특별했던 건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에 합류한 북한 선수들이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따라 불렀다는 사실이다.

북한 여자선수들은 경기 전 라커룸에서 방탄소년단 노래를 흥얼거리며 좋아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K-팝의 위력을 다시 한번 실감케 했다.

일본계 미국인으로 평창올림픽 피계스케이팅 아이스댄스 부문에서 동메달을 딴 미국 국가대표 선수인 알렉스 시부타니·마이아 시부타니 남매는 방탄소년단 열혈 팬을 자처하며 직접 가져온 선물을 전달하기 위해 자신의 트위터에 털모자를 들고 있는 사진을 올려 시선을 끌었다.

이들 남매는 RM, 제이홉, 지민, 뷔 등 방탄소년단의 일곱 멤버 이름을 새긴 털모자를 선물하려고 가져왔는데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세계일보

피켜 미국 국가대표 선수인 알렉스·마이아 시부타니 남매가 트위터에 올린 글과 사진.


이 소식을 접한 방탄소년단 아미팬들은 알렉스 트위터에 소속사 이름과 주소를 게재하는 등 선물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안내해 줘 훈훈함을 더했다.

지난 20일 여자쇼트트랙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한국 대표팀의 막내 이유빈도 이번 올림픽을 통해 방탄소년단 팬으로 밝혀졌다.

10대 여고생답게 “패기 있고 항상 도전적인 방탄소년단을 좋아한다”는 그는 공식 인터뷰에서 팬클럽 ‘아미’회원이라고 깜짝 공개하기도 했다.

주로 휴식시간에는 방탄소년단의 노래와 영상을 즐겨 보고 유니폼에는 방탄소년단의 캐릭터 상품을 항상 부착하고 다닌다. 그는 올림픽이 끝나면 방탄소년단 콘서트와 팬미팅에 꼭 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러시아 출신 여자 피겨 선수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19)도 자신의 SNS에 방탄소년단의 히트곡 ‘불타오르네’커버영상을 올려놓을 정도로 방탄소년단의 열렬한 팬이다. 그는 또 엑소의 ‘로또’‘몬스터’등에 흠뻑 빠져있는 K-팝 팬이라고 전했다.

일반 외국인을 상대로 한 방탄소년단의 유명세도 대단했다. 최근 방송된 tvN ‘친절한 기사단’에서도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인기가 입증됐다.

올림픽경기장 자원봉사활동 차 한국에 온 외국인들을 공항에서 픽업하며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예능 프로그램인데 MC가 이들에게 한국에 대해 아는 것이 있느냐고 물으면 “방탄소년단이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위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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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이유빈이 방탄소년단 팬이라고 인터뷰하는 장면. 사진= 네이버TV 캡처


이들 외국인은 방송에서 지난해 9월 발매된 방탄소년단의 신곡‘DNA’가 흘러나오자 함께 따라 부르며 환호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야말로 방탄소년단의 해외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케 한 장면이다.

방탄소년단은 영국의 BBC 방송이 악명 높은 미국음악시장을 점령한 유일의 K-팝 그룹이라고 평했듯이 현재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입지전적인 한류 최고의 그룹이다.

아시아계 가수가 미국 빌보드에 이름 올리기가 어려운 것을 방탄소년단이 해냈고 뉴욕의 심장 타임스퀘어에서 공연한 모습이 전파를 타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해외에서 최고 인기를 얻고 있는 방탄소년단을 평창올림픽 현장에서 볼 수 없었던 건 K-팝에 잔뜩 기대를 걸고 온 참가 선수단이나 글로벌 팬들에게 아쉬움으로 남을 것이다.

추영준 선임기자 yjch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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