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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헬스TALK] 대상포진 후폭풍…"신경통 유발·신체 부위마다 흉터 회복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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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대상포진’은 단순한 피부질환이 아니다. 대상포진은 피부에 발진과 수포가 띠를 두른 모양(대상·帶狀)이 나타난다. 수두에 걸렸던 환자의 몸 속에 남아있던 수두 바이러스가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지면 다시 활동해 질병을 일으킨다.

최근 대상포진 환자 수는 증가세다. 2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 분석 결과, 우리나라 대상포진 환자 수는 2010년 약 48만명에서 2016년 약 69만명으로 증가했다. 대상포진으로 치료를 받은 요양급여도 2010년 약 444억원에서 2016년 약 803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보건당국은 면역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스트레스 증가, 인구 고령화 등의 원인이 크다고 봤다.

조선비즈

의료진이 대상포진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 고대안암병원 제공



특히 치료 후에도 신경통 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고 피부 색소침착과 흉터 자국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들도 상당수다. 우선 대상포진으로 인한 피부 상처가 나은 이후에도 염증으로 인한 지속적이고 심한 통증이 있을 수 있다.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가 잠복해 있던 신경절(말초신경의 신경세포체가 모여있는 곳)을 따라 띠 모양으로 염증성 수포를 만들고, 동시에 척수 신경 내에도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중년 이후 또는 다른 전신질환이 있는 경우 대상포진 증상이 지속, 강화돼 ‘대상포진 후 신경통’ 이라는 합병증으로까지 발전할 수도 있다. 고재철 고대안암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대상포진의 피부발진이 사라진 이후에도 통증이 오랫동안 계속되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발생빈도는 40세 이하에서는 드물고, 55세 이상에서는 27%, 60세 이상에서는 40%, 70세 이상에서는 70%까지 나타난다. 또 면역력이 떨어지는 상태의 환자, 급성대상포진 시기에 통증이나 피부발진이 심했던 환자, 38도 이상의 고열이 동반됐던 환자, 안면부에 대상포진이 생긴 환자의 경우에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어지기 쉽다.

전기가 오거나 칼로 베는 듯한 또는 후벼 파는 심한 통증이 순간적으로 강력하게 오고 피부를 건드리거나 문지르는 정도의 자극에도 통증을 느껴 옷을 입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초기에는 디스크나 늑막염, 심한 근육통 등으로 잘못 인식하기도 한다.

고재철 교수는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신경치료를 진행해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병이 확산되는 것을 예방하고 통증 강도를 낮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는 경막외 신경치료술, 고주파 치료 등 간단한 약물주입이나 시술을 통한 통증관리와 치료가 가능한 만큼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며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증상이 아주 심한 경우에도 척수 자극기, 고주파 치료로 통증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치료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피부에 나타나는 수포는 2~3주 정도면 회복되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심한 통증도 가라앉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신체 부위 마다 피부 재생력이 달라 대상포진 치료 후 흉터 자국, 피부 색소 침착이 생길 수 있다.

김범준 중앙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수포가 얼굴, 입술, 성기 주변 등 점막에 생기면 비교적 회복이 빠른 반면, 얼굴 중에서도 미간과 턱, 팔과 다리, 몸통의 경우 흉터가 더 잘생기는 특징이 있다”며 “점막-안면-몸통 순서로 회복력(재생력)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범준 교수는 “대상포진으로 인해 수포가 발생한 피부 조직에 흉터 회복이 느려지면서 피부 색소 침착, 트러블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바르는 치료제, 레이저 시술 등으로 치료한다”고 설명했다.

유화정 고대안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물집이 올라오기 전에는 확진이 어렵고 환자 대부분이 대수롭지 않게 여겨 치료 시기를 놓쳐 증세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며 “증상 발생 후 3일 이내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는 것이 증세도 빨리 호전되고 치료 효과도 좋다”고 강조했다.

대상포진은 백신 주사로 예방할 수 있다. 국내에 허가된 대상포진 백신은 2개 품목( MSD의 ‘조스타박스’와 SK케미칼의 '스카이조스터')으로, 만 50세 이상 성인에서의 대상포진을 예방할 수 있다. 세포 기능이 본격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하는 중장년층에게 더 효과적이므로 예방접종은 50대, 60대 성인에게 권장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접종 전에는 대상포진 예방백신의 효과와 이상사례 등을 의사와 상담한 후 접종여부를 결정해야 하며, 발열 등 급성 병증이 있거나 활동성 결핵 환자의 경우 완치 후 접종하는 것이 권장한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젤라틴·네오마이신 등 백신 성분에 대해 중증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던 사람, 항암치료중이거나 고용량의 스테로이드 등의 면역억제요법을 받고 있는 환자, 임신부 또는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의 경우에도 접종을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지윤 기자(jjy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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