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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블랙리스트' 핵심물증 개봉한다…"동의 얻어 비번확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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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조사단, 법원행정처 PC 4대 모두 조사…760개 암호파일도 개봉

임종헌 전 차장 컴퓨터도 포함…당사자로부터 동의 얻고 비밀번호도 받아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규명할 핵심물증으로 여겨지는 법원행정처 컴퓨터 4대 모두를 법원이 당사자 동의를 얻어 검증하기로 하면서 법원의 의혹 규명 작업이 새 국면을 맞았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단장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23일 1차 회의를 열고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이 사용한 법원행정처 컴퓨터 4대에 대한 재조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임 전 차장 등의 컴퓨터는 법원행정처에서 이미 보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조사단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관한 추가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를 보완하고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여 필요한 조치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자 한다"며 컴퓨터 재조사를 결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특별조사단은 일부에서 제기되는 사생활 침해 등 위법성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컴퓨터 사용자였던 임 전 차장과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2명의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심의관들로부터 컴퓨터 검증에 대한 동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 앞서 추가조사위원회의 조사에서 비밀번호가 걸려 있어 확인하지 못했던 760개의 암호 파일도 전수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은 법원행정처가 특정 판사들의 명단을 만들어 동향을 감시하고 이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려 했다는 내용이다.

1차 진상조사위원회가 작년 4월 의혹 조사를 마치면서 사실무근으로 결론 내렸지만, 법원행정처 컴퓨터를 검증하지 않은 채 마무리된 한계 때문에 논란은 이어졌고, 법원 추가조사위원회가 작년 11월부터 조사를 이어받았다.

추가조사위는 법원행정처 컴퓨터에서 일부 파일을 확인하는 절차를 밟았다. 그 결과 법원행정처가 일부 법관의 동향을 수집하고,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재판에 청와대가 개입을 시도하려고 했다는 정황이 담긴 문건을 발견했다.

지난 1월 이 같은 판사 사찰 및 재판개입 시도 정황을 발표한 추가조사위는 비밀번호가 걸려 있던 법원행정처 컴퓨터 속 암호 파일 760여개를 열어보지 못한 채 활동을 마쳤다.

암호 파일 중에는 파일명 '인권법연구회대응방안(인사)' 등 판사 모임 사찰 정황을 추정케 하는 문건들이 포함돼 있었고, 이를 후속 조사하기 위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특별조사단이 지난 12일 출범했다.

특별조사단은 임 전 차장 등 컴퓨터 사용자 4명으로부터 암호 파일에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비밀번호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의혹 규명에 성패를 가를 핵심물증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사자들로부터 컴퓨터 및 파일 검증에 대한 동의를 얻어낸 점은 사생활 침해를 비롯한 위법성 논란을 최소화하려는 뜻으로 보인다.

특별조사단은 조사 대상 파일을 법원행정처의 사찰 대상이었다는 의혹이 불거졌던 판사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설립된 2011년 11월부터 이 의혹을 처음 조사한 진상조사위원회가 활동을 마친 2017년 4월까지로 한정했다.

특별조사단은 컴퓨터 파일에 대한 각종 복원 작업을 비롯한 '포렌식 조사'를 26일부터 본격화할 방침이다.

컴퓨터에 대한 조사뿐만 아니라 임 전 차장 등 관련자에 대한 인적 조사도 다시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특별조사단은 추가조사위에서 물적, 인적 조사를 거쳐 제기한 주요 의혹을 모두 재조사 하기로 했다.

특별조사단 관계자는 "물적·인적 조사를 통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사법행정권 남용의 책임이 있는 관련자들에 대한 공정한 조치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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