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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올림픽] '빙속 여제' 이상화 만든 오빠의 희생…"보답한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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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대한민국 스피드 스케이팅 대표팀 이상화가 23일 오전 강원도 평창군 용평리조트 네이션스 빌리지에서 열린 'P&G 평창 땡큐맘 기자간담회'에서 어머니 김인순씨와 대화를 하고 있다. 2018.2.2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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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뉴스1) 김도용 기자 = 빙속 여제 이상화(29)는 쉽게 만들어지지 않았다. 지금의 화려함 뒤에 가족들의 희생이 있었는데, 특히 오빠 이상준씨(33)는 먼저 스케이트화를 벗으면서 동생을 응원했다.

이상화와 그의 어머니 김인순씨는 23일 강원도 평창의 용평 리조트에서 열린 '한국 P&G 평창 땡큐맘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이상화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비록 모두가 기대하던 3연패에는 실패했지만 이상화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여자 500m에서 3개 대회 연속 메달을 획득한 선수가 됐다.

이날 행사에서 이상화는 "4년 동안 준비한 올림픽을 값진 은메달로 끝내 후련하다.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압박에 올림픽을 준비하는 것이 힘들었는데 많은 국민들이 은메달도 격려해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상화와 함께 참석한 김인순씨는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은 영광이다. 딸과 함께 하는 이 순간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김인순씨는 그동안 이상화를 위한 가족들의 희생을 공개했다. 이상화는 오빠를 따라서 초등학교 1학년 때 스케이트화를 신었다. 이후 이상화는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언니들을 모두 제치면서 초등학교 대회를 싹쓸이했다.

그러나 위기도 있었다. 1997년 가정형편이 어려워지면서 이상화와 오빠 둘 모두 스케이트를 계속할 수 없었다. 이때 김인순씨의 선택은 이상화였다. 김씨는 "주변에서 아들이 먼저 스케이트를 시작했는데 왜 딸을 지원하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면서 "그때부터 아들보다 딸이 더 잘 할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당시를 떠올리면 가슴이 무척 아프다. 아들에게 말도 제대로 못했다. 아들도 많이 당황하더라. 다행히 아들이 잘 하는 상화를 본 뒤 마음을 잡고 공부도 열심히 했다. 상화에게 '내 몫까지 해야한다. 열심히 안하면 내가 가만히 안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상화는 오빠에게 보답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상화가 4번의 올림픽에 나갔데 이번 대회는 특히 감격스러웠다. 대회 전까지 부상도 많았고 응원도 많이 받았다. 그만큼 은메달이 값지다"면서 "이제 상화도 자기 생활을 즐기길 바란다. 마지막일 줄 알았는데 1~2년 더 한다고 해서 안쓰럽고 마음이 벅찼다.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좋겠다"고 딸을 응원했다.

이상화는 "4년마다 올림픽을 준비하느라 예민할 때가 많은데 어머니는 이를 다 감안해주셨다. 캐나다에 있는 동안 전화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머니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부모님 덕에 성장했다. 효도하고 더욱 바르게 자라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dyk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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