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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올림픽] 언니의 조국에서 20년 만에 금메달, 한나-박윤정 자매의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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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정(왼쪽)과 동생 한나 브랜트. © AFP=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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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뉴스1) 이재상 기자 = 언니 박윤정(26·미국명 마리사 브란트)의 조국에서 좋은 기운을 받은 동생 한나 브란트(25·미국)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자매의 스토리는 동화같은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한나가 속한 미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22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결승전에서 슛아웃(승부치기) 혈투 끝에 캐나다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1998 나가노 대회 이후 무려 20년 만의 금메달이었다. 2002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부터 시작한 캐나다의 5연패 도전도 무산됐다.

한나는 경기 후 자신을 응원 왔던 언니 박윤정과 부모님 등 가족들과 기쁨을 함께 나눴다. 관중석에서 맘 졸이며 바라보던 박윤정도 동생이 금메달을 따자 자신이 우승한 것처럼 환호했다.

한나와 박윤정의 스토리는 이번 대회에 많은 화제가 됐다. 국내뿐만 아니라 외신들도 그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많이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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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박윤정(가운데)이 남편 및 부모님과 함께 22일 강원도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결승전 캐나다 대 미국의 경기를 찾아 관람하고 있다. 2018.2.2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1992년 12월 한국에서 태어난 박윤정은 1993년 5월 미국 미네소타의 한 가정에 입양됐다. 박윤정의 부모는 12년 동안 아이가 없자 그를 입양했지만 얼마 되지 않아 임신했음을 알게 됐다. 그럼에도 이미 결정했던 대로 입양을 진행했고, 박윤정은 그곳에서 '마리사'라는 이름을 얻었다.

박윤정은 1993년 11월에 태어난 동생 한나 브란트와 아이스하키는 물론 피겨스케이팅, 체조 등을 같이 배웠다.

박윤정은 지난 2015년 대한아이스하키협회로부터 대표팀 제의를 받고 입양 후 처음으로 한국에 왔고, 귀화가 아닌 국적 회복 신청을 통해 2016년 6월 대한민국 국민이 됐다. 어릴 때만 해도 한국인임을 밝히는 것조차 주저했던 박윤정이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워졌다"고 말했다.

박윤정의 친동생인 한나도 미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에 뽑혀 이번 대회를 찾았고, 미국의 금메달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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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22일 강원도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결승전 캐나다 대 미국의 경기에서 승부치기 끝에 금메달을 확정지은 후 성조기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2.2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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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는 조별예선 경기를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언니를 평창 땅에서 재회할 수 있어서 꿈만 같았다. 아이스하키에 대한 모든 기억들이 언니와의 추억"이라고 이야기 한 바 있다.

마침내 금메달을 차지한 한나는 환하게 미소 지었다. '마이인포2018' 등에 따르면 한나는 경기 후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라며 "관중석에 앉아 있는 (윤정)언니를 보니 기분이 좋았다. 이 기쁨을 언니를 제외한 다른 누구와도 나누고 싶지 않다"고 했다.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에 참가하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기록한 박윤정과 20년 만에 미국 여자 대표팀에 금메달을 안긴 한나는 그 누구보다 행복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보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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