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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시승기] 아스팔트를 떠나도 즐거운 뉴 푸조 5008 SUV GT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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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팔트를 떠나도 즐거운 뉴 푸조 5008 SUV GT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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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의 7인승 SUV, 뉴 푸조 5008 SUV GT라인(이하 5008 GT라인)을 시승했다.

다만 이번의 시승은 일반적인 도로가 아닌, 아스팔트를 떠난 곳에서 펼쳐졌다. 시승에 앞서 5008 GT라인의 구성을 떠올리니 출력이 다소 낮은 엔진과 전륜구동 등이 머리 속을 채웠다. 솔직히 말해 그리 유리한 시승 환경은 아니라 과연 푸조 5008 GT라인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다소 의아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과연 푸조 5008 GT라인은 아스팔트가 아닌 곳에서 과연 어떤 경쟁력을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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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8 GTline의 스티어링 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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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의 드라이빙은 늘 즐겁다.

맞다. 푸조 그리고 PSA는 늘 즐거운 드라이빙을 선사했다.

적어도 기자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푸조 차량들은 세그먼트나 출력 등을 가리지 않고 언제나 ‘푸조만의 경쾌함’을 선보였다. 실제 120마력의 푸조 308로 인제스피디움을 달리며 그 즐거움에 미소를 지은 덕도 있었고, 그보다 낮은 출력의 C4 칵투스 및 DS3를 통해 데일리 드라이빙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한 경험 덕에 기자는 늘 꼭 높은 출력이 아니더라도 즐거운 달리기를 누릴 수 있음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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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푸조 5008 GT라인에서도 그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3열 7인승 SUV로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푸조 중 가장 크고 가장 무거운 체격을 가지고 있는 5008 GT라인(5008 알뤼르 포함)의 보닛 아래에도 수치적으로는 다소 부족해 보이는 120마력, 30.6kg.m의 토크를 내는 1.6L 블루 HDI 엔진이 자리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푸조 5008 GT라인의 주행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푸조 5008을 경험해본다면 가속 상황에서의 폭발력이 조금 덜할 뿐이지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서는 거뜬한 출력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속도가 붙기 시작하거나 와인딩과 같은 주행 상황에서는 푸조 특유의 경쾌하고 산뜻한 감성에 금방 미소를 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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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푸조는 효율적이다

푸조에게 효율성은 떼놓을 수 없는 가장 큰 강점 중 하나일 것이다. 효율성에 대한 평가는 앞서 말한 주행 감각과는 또 달리 ‘굳이 푸조를 경험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알고 있는’ 공공연한 사실이다. 그 덕분에 기자 역시 시승 기간 내내 열심히 주행을 이어가더라도 연료의 절반을 채 쓰지도 못하는 경우가 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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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과연 아스팔트를 떠나면 어떨까?

이런 상황에서 한 번 푸조 5008 GT라인의 키를 쥐었다. 그리고 그 순간 머리 속을 채우는 하나의 의문이 생겼다. 바로 ‘푸조 5008 GT라인은 아스팔트 위가 아닌 다른 곳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였다. 그리고 기자는 그 길로 바로 아스팔트를 떠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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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에서의 안정감이 돋보이는 푸조 5008 GT라인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곳곳에 많은 눈이 내리고 또 그 눈이 쌓여 운전자들을 긴장시켰다. 아직 겨울용 타이어(윈터/스노우 타이어)의 장착율이 높지 않는 국내 운전자들의 특성 상 급작스럽게 도로에 눈이 쌓이면 바로 크고 작은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사실 푸조 5008 GT라인은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눈길에서 크게 강점을 드러내지 못하는 차량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주 잠시 그립 컨트롤을 조작해 주행 모드를 바꾸면 확연히 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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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터널의 그립 컨트롤을 회전시키면 ‘눈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계기판을 통해 기능이 활성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눈 모드의 발동과 함께 차량의 움직임이 확연히 변화한다.

사계절 타이어를 장착하고 일반 모드를 택할 경우에는 눈길 위 5008 GT라인의 후륜이 전륜의 움직임을 따라오지 못하며 미끄러지는 현상이 잦았는데 눈 모드의 개입과 함께 능숙한 제어가 개입되어 차량의 움직임을 보다 매끄럽게 조율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덕분에 겨울용 타이어를 장착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운전자가 어느 정도 조심만 한다면 충분히 주행이 가능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더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바로 겨울용 타이어의 장착이 더해진다면 더욱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과 주행 환경이 급속히 나빠진다면 푸조 5008 GT라인도 곤경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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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스럽게 떠오르는 PSA의 랠리

이런 와중 새삼스럽게 떠오른 것이 바로 PSA 그룹의 활발한 모터스포츠 활동이다. 사실 PSA는 푸조와 시트로엥 각각의 브랜드를 통해 다양한 모터스포츠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역시 눈길 위에서 질주를 펼치는 WRC에서도 활발한 활동과 뛰어난 기록을 선보이고 있다. 아마도 이러한 경험이 지금의 그립 컨트롤이 탄생하는 기반이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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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로드, 전륜이지만 괜찮아

말이 나온 김에 오프로드 코스 도전에도 나섰다. 사실 푸조 5008 GT라인은 AWD 시스템이 탑재된 차량이 아닌 전륜구동 SUV다.

그리고 사실 SUV라기 보다는 SUV와 MPV의 경계에 있는 듯한 미묘한 느낌을 주고 있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리고 기자 역시 5008 GT라인이 오프로드에서는 그리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결국 이는 실제 오프로드 구간에서 그 경쟁력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물론 앞서 설명했던 파워트레인, 구동 방식, 주요 기능 등과 같은 차량의 특성 상 락 크롤링이나 지프처럼 구동력을 한 쪽 바퀴에 집중시켜야 극복할 수 있는 험준한 오프로드에 도전하는 것은 말 그대로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불규칙한 노면 등이 이어지는 포장되지 않은 산 속의 도로 등에서의 움직임을 확인하는 것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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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돋보이는 점은 역시 하체의 능숙한 반응이다. 푸조의 차량에 대해 설명할 때 하체가 상당히 무르다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이는 무른 것이 아니라 포용력을 기반으로 하며 ‘쫀득한 감성’이라 말하는 것이 더 어울려 보인다. 불규칙한 노면에 대해 투박하거나 건조하지 않고 충격을 거르면서도 또 노면에 대한 정보를 명확히 전달하는 그 모습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게다가 그립 컨트롤에서도 비포장 도로에 대한 프리셋을 마련해둬 정차 주 재발진 등의 상황에서 땅을 파는 일을 최소로 줄이는 모습이었다. 게다가 흙으로 뒤덮인 오르막이나 내리막 구간에서 정차했을 경우에도 네바퀴의 브레이크 등을 기민하게 조율하여 운전자가 편히 주변을 둘러볼 수 있도록 차량의 정차 상황을 꾸준히 잇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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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푸조 5008 GT라인이 압도적인 오프로더라거나 혹은 험로를 개척할 수 있는 차량은?아니다.

하지만 잘 포장된 도로, 혹은 세련된 빌딩이 자리한 도심 속에서나 어울릴 SUV라고 치부하기엔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게다가 속도를 조금 높여 달릴 수 있는 구간에서는 경쾌한 조향감, 농익은 하체의 조율을 기반으로 꽤나 즐거운 스포츠 드라이빙까지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은 역시 WRC의 유산이 브랜드 곳곳에 퍼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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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들어진 7인승 SUV, 푸조 5008 GT라인

푸조 5008 GT라인은 매력적이다. 처음에는 세련되고 매끄러운 디자인을 가지고 있어 예쁜 SUV로만 생각했는데 컴팩트한 차체에서 7인승의 여유와 활용성을 구현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낮은 출력임에도 즐거운 드라이빙을 확인할 수 있었고 또 효율성도 돋보였다. 그리고 오늘, 아스팔트를 떠나더라도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것이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3열 공간의 협소함이나 절대적 출력의 한계는 존재한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푸조 5008 GT라인은 운전자에게 즐거움을 주는 법을 아는 차량이었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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