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1,000m 결승에서 부딪혀 넘어지며 메달 놓쳐…2관왕으로 마감
[올림픽] '저 금메달 땄어요' |
최민정 |
(강릉=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얼음공주' 최민정(20·성남시청)이 평창동계올림픽을 2관왕으로 마치게 됐다.
최민정은 22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심석희(한국체대)와 부딪쳐 넘어지며 4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1,500m와 3,000m 계주 금메달을 딴 최민정은 1,000m에서 대회 3관왕에 도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비록 운이 따라주지 않아 더 많은 금메달을 수확하진 못했으나 최민정은 이번 올림픽에서 보여준 압도적인 레이스로 이미 세계 최강의 쇼트트랙 선수임을 증명했다.
예선부터 결승까지 최민정이 100%를 쏟아내면 그와 2위 사이엔 꽤 넓은 간격이 있었다.
일단 출발선에 최민정이 서기만 하면 '믿고 보는' 든든한 선수였기에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도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최민정의 전관왕 기대감이 흘러나왔다.
[올림픽] 넘어지는 심석희-최민정 |
최민정이 이번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랭킹에서 500m, 1,000m, 1,500m, 3,000m 계주에서 모두 정상에 올라 있었기 때문에 당연한 기대였다.
'초대 쇼트트랙 여제'인 전이경조차 최민정을 향해 "아무와도 비교할 수 없는 대한민국 역대 최고의 선수"라고 칭할 정도였다.
6살 때 아빠의 권유로 스케이트를 시작한 최민정은 어릴 때부터 남다른 기량을 과시하긴 했으나 그렇다고 최민정이 타고난 재능만으로 이 자리에 온 것은 아니었다.
피나는 노력과 땀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164㎝, 55㎏은 작은 체구인 최민정은 근력을 키우기 위해 남들보다 더 독하게 훈련했다. 소속팀 정해진 훈련 외에도 추가로 개인 훈련을 했다.
지난해 삿포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는 강도 높은 근력 훈련의 결과로 몸무게가 2㎏가 불었고 근력 운동으로 생긴 파워는 스타트와 막판 스퍼트 능력을 배가시켰다.
[올림픽] 포즈 취하는 최민정 심석희 |
최민정과 아웃코스로만 여러 바퀴를 돌아 역전하는 것과 같은, 보고도 믿을 수 없는 경이로운 장면은 체격의 한계를 극복한 최민정의 노력으로 탄생한 것이다.
타고난 재능에 자신만의 노력으로 점점 독보적인 스케이터가 되어 간 최민정은 실력과 더불어 담대함도 갖췄다.
생애 첫 올림픽을 앞두고 부담스러울 수 있는 전관왕 전망에도 "가능성이 있다면 노력할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했고, 500m 불의의 실격 이후에도 위축되지 않고 곧바로 스프링처럼 튀어 올라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불과 스무 살인 최민정 앞에는 지금까지 이룬 것보다 더 밝은 미래가 남아있다. 지금처럼 기량을 유지하며 성장해나간다면 4년 후 베이징올림픽에선 최민정이 정말 4관왕이 된다고 해도 아무도 놀라지 않을 것이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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