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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영화계도 '미투'…조근현 감독 성희롱 폭로 나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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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사 측, 영화 홍보 일정서 조 감독 전면 배제

유명 영화배우도 성추행 의혹…이윤택 내부고발자 오동식도 논란 휩싸여

연합뉴스


조근현 감독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성범죄를 고발하는 '미투' 운동이 문화예술계에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영화계에서도 영화감독에 대한 성희롱 폭로가 나왔다.

22일 영화계에 따르면 '흥부'를 연출한 조근현 감독은 최근 성희롱 문제가 불거져 언론 인터뷰와 무대 인사 등 각종 영화 홍보 일정에서 전면 배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조 감독의 성희롱은 지난해 다른 영상물에 출연할 배우 지망생과 면접 과정에서 벌어졌으며, 배우 지망생 A씨가 자신의 SNS에 폭로하면서 알려졌다.

A 씨는 지난 8일 SNS에 '미투'(metoo) 해시태그(#)를 달고 "지난해 12월 18일 뮤직비디오 미팅에서 (조 감독이) 여배우에게 연기력이 중요한 게 아니다"면서 성희롱 언사를 사용했다고 폭로했다.

A 씨는 "더 많은 배우 지망생, 모델분들이 피해를 입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신중히 글을 올린다"면서 조 감독이 보낸 사과 문자도 캡처해 함께 공개했다.

영화 제작사 측은 개봉 전 이런 사실을 알고 곧바로 조 감독을 홍보 일정에서 배제했다. 실제로 조 감독은 지난 9일 언론과 인터뷰를 하기로 돼 있었으나, 전날 "갑자기 몸이 너무 안 좋아졌다"며 인터뷰 일정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제작사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SNS에 관련 글이 올라온 것을 알고 조 감독을 만났고, 조 감독도 수긍했다"면서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 자체가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조 감독의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조 감독은 현재 해외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영화계에서는 이현주 감독이 동료 여성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줬다. 피해자와 SNS 및 언론을 통해 공방을 벌이던 이 감독은 결국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영화계 은퇴를 선언했다.

최근에는 연희단거리패 출신인 유명 영화배우의 성추행설도 나왔다.

연합뉴스

성폭력 피해고발 캠페인 '미투'[#MeToo] (PG)
[제작 최자윤, 조혜인] 일러스트



한 누리꾼이 이윤택 연극 연출가의 성폭력 관련 기사에 해당 배우가 "1990년대 부산 소극장에서 여자 후배들을 은밀히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고 댓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이 배우는 현재 외부와 연락을 끊은 상태이며 그의 소속사도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영화계 관계자는 "평소 그 배우의 성품을 볼 때 이런 논란이 일어난 것만으로도 충격적"이라며 "모두 가슴 졸이며 사실관계가 밝혀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계 일각에선 성 추문 폭로가 잇따르자 "터질 게 터졌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실제로 영화진흥위원회와 여성영화인모임이 지난해 배우와 스태프 등 영화인 74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성차별·성폭력 실태 파악 조사에서도 여성 응답자의 11.5%가 원하지 않는 성관계를 요구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영화계는 자체적으로 성폭력 방지 및 대응책을 모색 중이다. 다음 달 1일에는 여성영화인모임과 공동으로 임순례 감독·심재명 명필름 등을 공동대표로 하는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도 문을 연다.

임순례 감독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성희롱·폭력 문제를 포함해 출산, 육아 등으로 여성영화인들이 차별받고 소외되는 문제 등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자 성추행 논란으로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는 배우 조민기에 대한 또다른 폭로가 나오고 이윤택 사과 기자회견에 대해 내부고발을 했던 오동식도 조민기의 성추행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졸업생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저희가 사는 세계의 왕은 조민기였다"면서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피해자가 말했던 진술은 모두 사실"이라며 자신이 겪었던 아픈 일들을 공개했다.

이와 관련, 오동식이 청주대 겸임교수 시절 조민기의 제자 성추행 사실을 알고도 묵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그는 이야기를 들었으나 도울 수 없었던 것일 뿐 묵살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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