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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미국의 목회자' 빌리 그레이엄 목사 타계...한국과도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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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목회자’로 불리며 한국과 북한, 중국을 포함해 전세계 수억 명을 대상으로 설교한 미국의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타계했다. 빌리 그레이엄 복음협회는 그레이엄 목사가 21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몬트리트의 자택에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향년 99세.

뉴욕타임스 등 현지 매체는 그레이엄이 최근 몇 년간 전립선 암과 파키슨병 등 여러 질병을 앓고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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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 21살의 나이로 남부침례교 목사가 된 그레이엄은 1949년 로스앤젤레스(LA) 중심가의 텐트촌에서 벌인 대규모 종교 집회로 명성을 얻었다. 복잡하지 않고 명료한 설교가 인기를 끌면서 당초 3주로 계획됐던 집회는 7주로 늘어나기도 했다. 그 다음해인 1950년 빌리 그레이엄 복음 협회를 설립, 본격적인 복음 활동에 나섰다. 이후 활동 무대를 전세계로 넓혀 대륙을 넘나들며 선교 활동을 펼쳤다.

그레이엄 목사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서울과 부산에서 대규모 복음집회를 열었다. 1973년과 1980년에도 한국을 찾아 수십만 명 앞에서 설교를 했다. 활동 말년인 1992년과 1994년에는 북한을 방문해 선교 활동을 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그레이엄의 영향력은 전 세계적이었다. 북한의 김일성과 같은 세계의 억압적인 지도자들에게도 환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레이엄은 전통적인 복음 전도사들과 달리 사회참여적이었다. 1994년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에서 기도했고, 활동 말년인 1990년대에는 공산주의 국가인 동유럽을 방문해 세계 평화를 호소하기도 했다. 2001년 9·11 테러 희생자들을 위해 워싱턴 국립 성당에서 기도를 이끌기도 했다.

CNN은 “그레이엄은 미국인들에게 ‘신을 믿지 않는 공산주의’에 강하게 맞서라고 촉구하는 동시에 미국의 자만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평가했다.

그는 60년 넘는 기간동안 활발하게 활동해 185개국 2억5000만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설교했다. 그의 메시지는 라디오와 텔레비전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수 백만명 이상에게 전해졌다.

그레이엄은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조언자이기도 했다. 해리 트루먼부터 리처드 닉슨, 버락 오바마에 이르기까지 소속 당과 관계없이 가깝게 지내며 그들의 ‘영적 멘토’로 활약했다. 그러나 1972년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 닉슨 전 대통령의 반유대주의적 발언에 동의하는 그의 음성이 2002년에 공개되면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레이엄은 겸손하고 실천적인 태도로 미국인의 존경을 받았다. 그는 1955년 이후 갤럽이 선정한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남녀’ 명단에 60번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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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엄의 타계 소식이 전해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위대한 빌리 그레이엄이 죽었다. 그와 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기독교인은 물론 모든 종교인이 그레이엄을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트위터에 “빌리 그레이엄은 수많은 이를 위해 기도하고 지혜와 은총으로 미국의 여러 세대에 희망과 가르침을 주었던 겸손한 봉사자였다”고 썼다.

그레이엄은 1918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한 농촌에서 태어났다. 장로교도인 가족의 영향을 받고 자랐다. 1940년 플로리다의 신학교를 졸업했으며 1943년에는 일리노이주 휘튼대학교에서 인류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그의 장례식은 다음달 2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위치한 빌리 그레이엄 도서관 앞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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