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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김여정은 남북정상회담 들고왔는데 이방카의 메시지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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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과 만찬서 남북정상회담·북미대화 관련 '트럼프 의중' 전달 주목

'미소공세' 펼쳤던 김여정과 대결구도 흥미진진…NYT "진짜 이방카 보낸다"

연합뉴스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이 오는 23일 한국을 방문해 전달할 메시지에 관심이 쏠린다.

단순한 '혈육'을 넘어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이자 정치적 조언자로 알려진 그가 북한 측의 남북정상회담 제안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하고 북미대화의 필요성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요청을 경청하는 등 '메신저'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의 등장으로 극적으로 전개돼온 평창동계올림픽 '외교전'의 최종 국면이 어떻게 장식될지 주목되는 셈이다.

먼저 올림픽 폐막식에 참가하는 미국의 대표단을 이끈 이방카 고문의 방한이 남북 사이에 해빙 무드가 펼쳐지고 일단 불발에 그쳤지만, 북미 대화가 시도되는 가운데 이뤄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방카 고문 방한 일정의 하이라이트는 귀국 당일 이뤄지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찬이다. 북한의 남북정상회담 제안에도 불구하고 20일가량 한미 정상 간 통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이방카 고문을 통해 대북 현안에 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전달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회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확인하고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하는 자리가 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방카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로부터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적 상황에 관한 브리핑을 받았다고 보도해 이런 관측에 힘을 실었다.

보도에 따르면 이방카는 문 대통령은 물론 한국의 언론매체 또는 북한 측 인사와 상대하게 될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 압박 정책에 관해 토론할 준비를 마쳤다고 미 정부 관료들이 전했다.

엘리슨 후커 NSC 한국담당보좌관과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동행한다는 점도 '이방카가 올림픽에만 집중할 것'이라는 미국 측 발표와 달리 한반도 문제에 관해 모종의 역할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또 미국의 거세지는 통상압박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진의를 확인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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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오는 이방카



다만 이방카 고문은 개막식 참석 대표단을 이끌었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처럼 탈북자를 만나고 천안함 기념관을 방문한 것과 같은 정치적 행보는 자제하려는 모습이다.

미국 정부는 이방카 고문이 방한 기간 북한 정부 인사나 탈북자 등을 만날 계획이 없다고 일찌감치 못을 박았다. 이는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정치적 메신저로서의 역할에 한계가 있을 수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세계인의 관심 속에 평창올림픽 서막을 열었던 여주인공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었다면, 평창올림픽 드라마의 후반부를 사로잡을 '히로인'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가 등장하는 점은 극적인 대조를 이룬다.

미국 조야에서는 올림픽 초반부 화제였던 김여정의 '미소공세'를 올림픽 종반전 마지막 주자로 등장한 이방카 고문이 말끔히 지워버릴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미국 언론은 이미 이를 일종의 흥미로운 대결 구도로 몰아가는 분위기다. 워싱턴포스트(WP)는 김여정을 '북한의 이방카'로 묘사한 바 있다.

NYT는 이날 '북한의 이방카에 필적할 수 있는 특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제 트럼프 대통령이 '진짜 이방카'를 보낸다"면서 "이방카가 미스터리한 북한 여성 김여정에게 맞춰졌던 언론 보도에 상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두 사람의 구도를 '독재자의 여동생' 대 '대통령의 딸'로 비교하면서도 "부통령 방한 기간 불거진 일부 긴장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경한 태도를 고수해 뒷말을 낳은 펜스 부통령의 개회식 참석 후폭풍을 이방카가 '미소공세'로 수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방카 고문은 나흘간의 방한 기간 가능한 한 많은 경기를 직접 관전할 계획이라고 미국 정부는 밝혔다.

'퍼스트 도터'의 자리에 오른 이후 특유의 매력과 흡인력으로 가는 나라마다 화제를 모았던 이방카 고문의 대중 노출도가 극대화된다는 얘기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지낸 에반 메데이로스는 NYT에 "이방카가 한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대중 사이에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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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카와 김여정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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