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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가계부채 1450조원 넘었다…신용대출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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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계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1450조원을 돌파했다. 문재인 정부가 가계부채의 '몸통'으로 지적한 주택담보대출은 감소한 반면 신용대출이 급증했다. 이른바 '풍선효과'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이 늘면서 부채의 질(質)이 더 악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중금리 상승에도 불구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17년 4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1450조9000억원으로 전분기 1419조3000억원 대비 31조6000억원 증가했다. 한 달에 10조원 꼴로 늘었다. 한은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지난 2002년 4분기 이후 최대수준이다.

가계신용은 가계부채를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통계지표로 가계대출 및 판매신용으로 구분된다. 가계대출은 예금은행·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과 보험사·연기금·카드사·할부사·증권사 등 기타 금융기관에서 빌린 주택구입용 대출, 일반대출금, 카드론 등으로 이뤄진다. 판매신용은 신용카드사나 할부금융사를 통해 신용카드나 할부로 구매한 물품 액수를 의미한다.

지난해 분기별 가계대출 증가 폭은 1분기 16조6000억원, 2분기 28조8000억원, 3분기 31조4000억원, 4분기 31조6000억원으로 연중 가장 많은 가계대출이 이뤄졌다. 다만 전년 동기(46조1000억원)와 비교해선 15조원 가까이 줄었다. 지난해 4분기 가계신용 증가율은 전년 대비 8.1%로 지난 2015년 1월 7.4%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이 전분기 대비 15조2000억원(2.4%),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이 4조8000억원(1.5%), 기타금융기관 등이 8조8000억원(2.3%) 증가했다.

예금은행의 경우 주담대 잔액 증가폭은 6조8000억원으로 주택 매매거래 감소 등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2조원 이상 감소했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 역시 주담대 잔액 증가폭은 1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정부의 주담대 규제 효과로 분석된다.

다만 이에 따른 '풍선효과'로 신용대출이 증가했다. 실제 예금은행의 기타대출 잔액은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늘면서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 예금은행의 기타대출 증가폭은 전년 동기 4조5000억원 대비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난 8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등장에 따른 대출자 수요 증가가 기타대출 증가폭을 키웠다. 예금은행 기타대출 증가폭 중 2조원 이상이 인터넷 은행 대출로 집계됐다.

한은 관계자는 "신용대출이 늘고 있는 것은 주택 거래의 부대비용 용도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높아진 주담대 문턱으로 인해 대출이 비교적 간소한 신용대출로 대출 수요가 옮겨 갔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어 "지난해 가계신용 증가율은 8% 정도인데 이는 가계 가처분소득의 최근 4년 평균 증가율인 5%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라며 "소득으로 갚을 수준보다 과다하게 부채가 늘어났다고 볼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봉준 기자 bj35sea@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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