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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다시 사상최대 가계부채 1450조원…금리인상期 `뇌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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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주춤한 사이 기타대출 ‘사상최대’…인터넷뱅크 `풍선효과` 유발

[이코노믹리뷰=허지은 기자] 세계가 금리 인상기로 접어든 가운데 국내 가계부채가 지난해에도 크게 증가해 1450조원을 넘어섰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강화한 대출 규제 드라이브에 따라 증가율은 한자릿수로 주춤했으나 증가세는 크게 꺾이지 않은 모양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17년 4분기중 가계신용(잠정치)은 1450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08조4000억원(8.1%) 증가했다. 가계신용 규모는 한은이 2002년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 다시 사상최대치를 갱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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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계신용 증가율은 8.1%로 당초 정부의 목표치인 8% 수준을 소폭 상회하는 수준으로 정부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결과였다. 2015년(10.9%), 2016년(11.6%) 등 과거 증가율과 비교해봐도 한자릿수로 주춤하며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가계신용 증가율이 8%대로 내려온건 지난 2011년 이후 6년만에 처음이다.

그러나 액수로 보면 여전히 연중 100조원 규모의 가계부채가 늘어나고 있으며 최근 3년간 증가세가 가팔라지고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특히 올해는 전 세계가 통화 완화에서 긴축으로 돌아서는 금리 인상기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금리 인상에 따라 국내 기준금리도 인상 채비를 하고 있어, 늘어나는 가계부채가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신용은 가계부문의 부채를 파악하기 위한 통계로 은행,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미결제액 등의 ‘판매신용’으로 구분해 집계된다. 지난해 4분기 가계신용 중 가계대출은 1370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00조3000억원(7.9%)가 늘었고, 판매신용은 80조8000억원으로 같은기간 8조1000억원(11.1%) 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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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급기관 별 가계대출을 살펴보면 예금은행은 전년대비 43조3000억원 늘었다. 이중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증가액은 각각 21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주담대는 지난해 정부가 잇달아 내놓은 가계부채 대책의 여파로 2016년 증가액(40조8000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주담대가 주춤한 사이 기타대출은 2016년 증가액(12조9000억원)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증가액 규모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 지난해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 대출(5조5000억원)을 포함해주담대 수요가 기타대출로 일부 이동한 '풍선효과'가 발생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은 관계자는 “소비심리 개선에 따른 자금 수요 증가, 주택거래와 입주 관련 부대비용 수요, 월세와 상가 임대료 상승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난해 출범한 인터넷은행 대출도 기타대출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기타대출 중 일부가 가상통화 투자로 이어졌는지에 대해서는 “파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22조6000억원으로 전년(42조6000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가계대출 증가액은 정부의 리스크 관리 강화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주담대 증가액은 10조8000억원, 기타대출 증가액은 11조8000억원으로 모두 전년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은 관계자는 "연중 증가규모인 108조4000억원은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규모"라며 "계절적으로 4분기에는 대출수요가 늘어나고 작년 하반기 입주물량이 많았던 점 등을 감안하면 증가세가 둔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따.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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