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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2018평창]'왕따사건' 여 팀추월, 관중석도 냉랭했다…노선영은 또 침묵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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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박승희가 2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폴란드와의 7·8위 순위 결정전에 앞서 노선영의 암밴드를 묶어주고 있다. 강릉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강릉=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희대의 진실 공방전을 벌인 다음 날이라고 보기엔 너무나 태연한 레이스였다. 그러나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노선영은 이날도 또다시 입을 굳게 닫고 퇴장했다. 오히려 물음표만 커졌다.

‘왕따 논란’으로 사실상 팀 결속력이 완전히 무너진 여자 팀추월 대표팀은 2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오벌)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7~8위전을 정상적으로 치렀다. 훈련서부터 실전까지 이목이 쏠렸는데 셋의 표정엔 초조함이 엿보였으나 8위로 경기는 마쳤다.

이틀 전 준준결승에서 노선영이 홀로 4~5초 늦게 들어오면서 불거진 왕따 사건. 전날 밤까지 애초 계획된 작전이었는지를 두고 백철기 감독, 김보름과 노선영 사이에 말이 엇갈렸다. 더구나 긴급하게 연 기자회견에 노선영은 ‘감기 몸살’을 이유로 홀로 참석하지 않았다. 순위결정전 참가 여부도 불투명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를 3시간여 앞둔 오후 6시께 노선영이 먼저 경기장에 들어왔다. 러닝과 스트레칭을 하면서 몸을 풀었다. 잠시 후 김보름, 박지우, 박승희도 나타났다. 스케이트화 등 장비를 점검하면서 훈련을 준비했다. 이때 노선영과 김보름이 짧게 대화하는 모습도 보였다. 복장과 장비를 착용한 뒤엔 노선영이 박지우, 박승희와도 웃으며 얘기했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된 것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이후 백 감독도 4명의 선수를 불러놓고 여러 얘기를 주고받았다. 팀추월 요원은 링크를 돌면서 땀을 흘렸다. 이때도 노선영은 아무렇지 않게 동료와 어우러졌다. 훈련을 마치고 라커룸으로 들어가려고 했을 때 김보름은 홀로 남았다. 2~3바퀴를 더 돌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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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름, 노선영, 박지우가 2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폴란드와의 7·8위 순위 결정전을 마친 후 숨을 고르고 있다.



레이스 10분여 남겨두고 디귿(ㄷ)자 벤치에 앉아 복장과 스케이트화를 매만졌다. 한쪽엔 박승희, 박지우가 반대쪽에 노선영, 김보름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이때 역시 자연스럽게 대화했다. 선발 요원의 변화는 없었다. 준준결승 때처럼 김보름, 박지우, 노선영이 출발선에 섰다. 한가지 눈길을 끈 건 장내를 가득메운 6000여 관중 반응이다. 앞서 이승훈, 정재원, 김민석이 나선 남자 팀추월 준결승에서는 한국 관중이 열광적인 함성을 보냈다. 그러나 전날 여자 팀 ‘왕따 논란’을 접한 뒤 큰 충격에 빠졌던 국내 팬의 마음이 느껴졌다. 일부 팬이 손뼉을 치긴 했으나 남자 팀을 향한 열기와 비교하면 싸늘한 분위기였다. 홈 팀이 맞나 싶었다. 박지우~노선영~김보름 순으로 레이스를 펼쳤다. 준준결승에서는 노선영이 마지막 주자였는데 2번으로 바뀐 게 눈길을 끌었다. 파문을 의식한 듯 기록보다 팀워크를 고려했다. 레이스 중 노선영이 선두로 나서기도 했고, 김보름이 마지막 바퀴에서 앞으로 나와 달렸다. 준준결승처럼 뒤로 처지는 선수는 나오지 않았다. 결국 함께 레이스를 펼친 폴란드보다 4.19초나 늦게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이때 관중은 출발 때보다 더 큰 함성을 보냈다. 결과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경기를 마친 뒤 벤치에 다시 앉은 이들에게 보프 더 용 코치가 다가갔다. 전날처럼 노선영을 어루만졌다. 김보름, 박지우에게도 다가가 몇마디 건넸다. 노선영~김보름~박지우 순으로 장내를 빠져나갔는데 나란히 2~3m씩 거리를 두고 사라졌다. 전날 기자회견 불참으로 물음표만 남긴 노선영은 이날 방송인터뷰는 물론 공동취재구역도 취재진의 질문을 피한 채 도망가듯 떠났다. 순위결정전은 무사히 마쳤으나 여전히 진실은 알 수 없었다. 노선영이 입을 열어야만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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