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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앵커브리핑] '지금도 애국활동 하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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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는 곳곳에서 펄럭이고 있었습니다.

"나의 의지를 상징한다" - 윤성빈 스켈레톤 국가대표

윤성빈의 스켈레톤 바닥에는 수박만 한 태극기 주먹이 그려져 있었고, 아이스하키 선수의 헬멧에도, 컬링 선수들의 브룸에도 귀화한 루지 선수의 썰매에도…

미국대표인 재미교포 클로이 김의 어머니는 딸을 응원하면서 오른 손톱에는 태극기, 왼쪽에는 성조기 문양을 새겼습니다.

고운 한복과 아리랑을 선보인 민유라-겜린의 무대는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푸른빛의 평화를 상징하는 한반도 단일기를 두고 누군가는 단일기 탓에 태극기가 사라질 것이라고 얘기했죠.

"여기가 평양도 아닌데, 태극기도 맘대로 흔들지 못하느냐."

애국을 자처한 이들은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일부의 항변은 단지 우려에 불과했습니다.

나라를 잃어본 적도 없으며 전쟁과 분단을 경험하지 않은 세대.

어쩌면 애국이라는 단어조차 조금은 촌스럽다 여길지도 모를 그들은 무심한 듯. 혹은 당연한 듯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애국활동 하시는지요?"

변호사가 전해온 그의 근황은 이러했습니다.

그는 친박 단체의 활동을 그리워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스팔트 거리로 나섰던 태극기의 물결…

탄핵을 반대하고, 남북한 단일팀을 반대하고 국정농단의 주범들을 석방하라 주장하는 사람들.

그가 그리워한 애국활동이란 이런 것이었을 테지요.

그 바람대로였을까…

그들만의 소위 애국활동은 끈질기게 이어져서 태극기 부대는 북한 대표단과 응원단이 내려오는 길목마다 마중 아닌 마중을 나갔고, 돌아오는 3.1절에는 대대적인 태극기 운동을 기획 중이라 합니다.

그들에게 애국이란. 태극기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코리안 프라이드" - 민유라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주변에서는 좀 주저했다지만 그래도 기어이 아리랑을 고집했던 그는 말했습니다.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아리랑을 반드시 선보이고 싶었다"

미국에서 나고 자랐지만 늘 한국인임을 잊지 않았다는 그였습니다.

굳이 태극기를 펄럭이지 않아도, 큰 소리로 고함치지 않아도, 모두에게 전해졌던 그의 마음이었지요.

그리고 민유라를 포함한 모든 선수들은 한없이 아름다웠던 그들의 무대를 통해서 오히려 세상을 향해 반문하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애국활동 하시는지요?"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손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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