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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신동빈, 日롯데 대표 사임…형제간 주총 표대결 재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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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70년 만에 오너부재 상황, 日 롯데 분리경영 가능성

신동주 전 부회장 경영일선 복귀 시도할 듯, 종업원지주회 재주목

뉴스1

신동빈(왼쪽) 롯데그룹 회장,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2018.2.2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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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4)이 21일 일본 롯데의 지주사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사임하면서 롯데 경영권이 다시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던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65)과의 경영권 분쟁이 되살아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올해 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놓고 형제간 표대결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롯데홀딩스는 이날 오후 도쿄 신주쿠 소재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신 회장의 사임안을 의결,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단독 대표이사 체제에 돌입했다.

◇ 신동빈 회장, 대표이사 물러났지만 이사직 유지… 향후 복귀 디딤돌 남겨놔

평소 신 회장은 법정구속될 경우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홀딩스는 신 회장의 의견을 존중해 이날 사임안을 의결했다. 다만 롯데홀딩스는 2·3심이 남아 있는만큼 대표이사에서는 물러나지만 이사직은 그대로 유지시키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신동빈 회장의 일본에서의 공식 직함은 기존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에서 '롯데홀딩스 이사 부회장'으로 변경됐다.

신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난 것은 아닌 셈이다. 하지만 이번 대표이사 사임은 일본 롯데가 창립 70년 만에 처음으로 기존 '오너' 체제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1948년 창업주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97)이 여전히 롯데홀딩스의 '총괄명예회장'으로 있지만 고령으로 정상적인 경영적 판단이 불가능한 탓에 이사직에서는 모두 물러나 있다.

신 회장은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65)과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직전인 2015년 7월 16일 롯데홀딩스 대표에 선임되며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97)의 뒤를 이어 한국과 일본 롯데를 아우르는 '원톱' 지위에 오른 바 있다.

신 회장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셔틀경영'을 재현했지만 이번에 법정구속된데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향후 한국과 일본 롯데의 협력관계는 이전보다 약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롯데홀딩스를 비롯한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지분 99.28%를 장악하고 있는 한국 호텔롯데의 상장에도 적지 않은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신동빈 회장은 형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불투명한 경영체제로 국민적 지탄을 받자 호텔롯데 상장을 필두로 한 지주사 전환을 약속한 바 있다.

아울러 호텔롯데를 상장하면서 구주매출을 통해 일본 계열사 지분율을 최대한 낮춰 일본에 종속돼 있다는 비판에서도 벗어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지분 99%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 롯데가 독자적으로 움직이고 상장 자체에 실익이 없다며 반대할 경우 호텔롯데 상장 자체가 불가능하다.

롯데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한일 양국 가교 역할을 하면서 일본 롯데를 대상으로 설득을 하고 이해시키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런 기능이 없어지니 지주회사 체제 완성이 지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 형제간 경영권 분쟁 재점화… 바뀔 가능성 아직 낮아

신 회장의 이번 대표이사 사임으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도 재점화될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65)은 동생인 신동빈 회장의 법정구속 이후 "롯데그룹 70년 역사상 전대미문의 사건으로 신 회장이 일본은 물론 한국 롯데그룹 회장직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여전히 일본 롯데홀딩스의 실질적 최대주주로 이번 신 회장의 법정구속을 계기로 반격을 꾀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지분율 28.1%)인 광윤사(고쥰사:光潤社)의 절대적 과반주주(50%+1주)다.

신동빈 회장은 2대 주주인 종업원지주회(27.8%), 5개 관계사(20.1%), 투자회사 LSI(10.7%), 임원지주회(6.0%) 등의 우호 지분을 규합해 경영권을 방어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신동빈 회장의 법정구속을 계기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 임직원 설득에 다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 전 부회장은 광윤사의 롯데홀딩스 지분 외에도 개인적으로 롯데홀딩스 지분을 1.6%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2대 주주인 종업원지주회만 돌아서도 과반 이상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신동주 측의 한 인사는 "신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 주주 설득에 나서는 한편 경영일선 복귀를 위한 주총소집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롯데 관계자는 "종업원지주회를 비롯해 일본 롯데 주요 주주가 신동주 측으로 돌아설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ryupd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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