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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금감원, ‘무늬만 가상통화 관련주’에 칼 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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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통화 사업 빙자한 ‘주가 띄우기’ 엄정 대응할 것”

[이코노믹리뷰=허지은 기자] 금융감독원이 가상통화 사업을 빙자해 주가를 띄우는 등 ‘무늬만 가상통화 관련주’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대규모 가상통화공개(ICO)나 해외 시장 진출 등 실현 가능성이 의심되는 사업에도 엄중한 조치가 취해질 전망이다.

금감원은 21일 가상통화 거래소 등 관련 사업을 운영∙추진 중인 20여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한 불공정거래 점검 결과, 사업 진출 발표 후 사업이 지연되거나 진행 경과가 불투명해지는 등 진위 여부가 의심되는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가상통화 시장이 커지면서 상장회사들은 가상통화 관련 사업을 우후죽순 발표하기 시작했다. 일명 ‘가상통화 테마주’가 생긴 것이다. 가상통화 테마주는 사업계획이 발표될 때마다 급등했다가 가상통화 시세에 연동해 급등락을 반복하며 투자자 피해로 이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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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가상통화 사업을 빙자해 주가를 띄우는 등 '무늬만 가상통화 관련주'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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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가상통화 사업을 빙자해 주가를 띄우는 등 '무늬만 가상통화 관련주'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출처=픽사베이 실례로 가상통화 거래소 A사는 거래를 위한 시스템 구축 등 가동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범을 우선 발표하며 회원을 끌어모았다. A사의 홍보 문구는 ‘누구나 가능한 거래’로 거래실명제로 거래 제한에 걸린 청소년이나 외국인 등도 거래에 참여할 수 있는 것처럼 홍보했다. 거래소 출범 소식으로 A사의 주가는 급등했으나 그 과정에서 A사의 최대주주 관련자는 보유주식을 고가에 처분했고, 현재 A사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정상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회사 B사는 대규모 해외 가상통화공개(ICO)를 추진 계획과 해외시장 진출 계획을 잇따라 내놓으며 투자자의 관심을 끌었다. 실현 가능성이 다분히 의심스러운 대규모 계획이었으나 투자자는 이를 믿고 투자금을 맡겼으나 이후 C사 관계자는 보유주식을 처분하고 사업 진행 경과를 밝히지 않은 채 일정을 무기한 지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다른 상장회사 C사는 자본 잠식 등으로 상장 폐지 위험에 놓여있는 상황에서 가상통화 사업 추진을 발표했다. 사업 발표에 B사 주가는 급등했고 이 과정에서 B사는 CB주식전환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비슷한 문제에 한 발 앞서 제재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달 미국 증권감독기관인 증권거래위원회(SEC) 최고 책임자인 제이 클레이튼 의장은 블록체인으로 회사이름을 변경한 상장사들에게 “회사 이름을 변경하는 것에 신중을 기하라”며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실제로 롱 블록체인(Long Blockchain)으로 사명을 바꾼 롱 아일랜드 아이스 티(Long Island Iced Tea Corp.)는 사명을 바꾼 뒤 가상통화 회사를 매입한다는 소문이 돌며 주가가 3배 가까이 폭등했다. 헬스케어 업체인 바이옵틱스(Bioptix)도 지난해 12월 가상통화 사업 계획을 공시하면서 상호를 라이어트 블록체인(Riot Blockchain Inc)으로 바꿨다. 역시 이 업체의 주가는 올 초까지 13배나 폭등했다.

금감원은 향후 불공정거래 개연성이 있는 가상통화 관련주는 신속하게 조사에 착수하는 한편 다수의 투자자에게 피해를 야기하는 주식 불공정거래에 대해 엄중 조치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상통화 열풍에 편승한 주가 띄우기 목적으로 사업계획을 발표하는 회사가 많아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투자자들은 가상통화 테마주에 대해 ‘묻지마식 투자’를 지양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로 문제가 적발된 거래소에 대해서는 “현재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거래소는 적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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