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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평창 계기 '북미회담' 불발 확인…'북미중재' 험로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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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美, 북미대화 불발 책임 北에 돌린 것"

뉴스1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성대한 막을 올린 9일 강원도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내외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등이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문 대통령의 뒤로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모습도 보인다. 2018.2.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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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미국과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을 계기로 회담하려 했으나 불발된 것으로 21일 확인되면서 남북대화 모멘텀(동력)을 북미대화로 연결시키려는 우리 정부의 중재가 더욱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미 정부 고위급 대표단장 자격으로 평창 올림픽 개회식 참석차 지난 8~10일 한국을 찾았다.

당초 펜스 부통령의 방한 기간 중 올림픽 개회식과 리셉션 참석 등 최소 2차례에 걸쳐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 마주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일각에서는 펜스 부통령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혹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의 조우 가능성이 거론됐다.

그러나 펜스 부통령이 리셉션 행사가 시작되자마자 자리를 떠나면서 현 시점에서 북한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미국 정부의 뜻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풀이가 나왔다.

하지만 2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펜스 부통령이 최근 한국을 방문했을 때 북한 대표단과 잠시 만날 뻔 했다. 그러나 북한 당국자들이 막판(the last minute)에 (부통령과의)회동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북미간 비밀 회동이 있을 뻔 했으나, 이 회동이 북한 때문에 취소됐다고 '돌연' 밝힌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 정부가 북미회동의 불발을 공개함으로써, 북미대화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북한에 책임이 있음을 설명하려고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시 말해 북한에 공을 넘김으로써 대화를 통한 긴장완화를 원하는 국제사회의 비판을 피하려고 한다는 해석이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내에서는 정치적 배경을 떠나 북한에 강경하게 나아가야 한다는 일종의 컨센서스(만장일치)가 있는데 국제사회에서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며 "미국 측에서 이를 이제야 인지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북미회담 불발과 관련한 외신 보도를 봤을 때, 펜스 부통령은 사실상 북미대화에 크게 뜻이 없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중론이다. 실제 미측은 펜스 부통령 방한 전 북측 인사의 동선과 겹치지 않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했던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고 연구위원은 "미국이 진짜 북미대화를 고려하고 있다면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약간이나마 전향적으로 나올 것"이라면서 "다만 미국도 아직 결정을 내리지는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우리 정부로서는 북한과 미국이 모두 원하는 대화 테이블을 마련해야 한다는 숙제를 다시금 떠앉게 된 모양새다. 북한이 미국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 지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과거 북한과 협상의 경험과 협상의 주요 내용을 면밀하게 검토하면서 새로운 정세 속에서 어떠한 이슈들이 가장 적합하고 적용 가능한지 등에 대해 연구하고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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