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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한국지엠 경영실사 합의…정부-GM '줄다리기'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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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한국지엠 실무협의서 삼일회계 외부기관 선정

실사범위·기간 진통 예상, "先실사-後지원 결정"

뉴스1

한국지엠 직원들이 21일 오후 인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 서문 앞으로 지나가고 있다. GM은 한국지엠의 군산공장은 폐쇄하고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의 인력은 구조조정할 계획이다.2018.2.2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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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오상헌 기자 = 한국지엠 정상화를 위한 경영 실사 논의가 시작됐다. 방한 중인 배리 엥글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총괄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본격적인 실사 협의에 앞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백운규 산업자원부장관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에게 한국지엠 지원 논의를 위한 면담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21~22일쯤 포괄적 협상을 위한 회동이 성사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산은-GM, 한국지엠 실사논의 '삼일PWC' 합의

산은과 한국지엠은 이날 오전 서울 모처에서 실무회의를 열어 경영 실사를 맡을 외부 기관으로 삼일PWC를 선정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삼일은 지난해 한국지엠 2대주주인 산은(지분율 17.02%)의 주주 감사권 행사를 담당한 회계법인이다. 삼일을 실사기관으로 선정하자는 산은의 제안에 한국지엠도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사는 GM이 정부와 산은에 요청한 패키지 지원안의 수용 여부와 한국지엠의 경영 정상화를 가를 중대 분기점이다. 실사 결과에 따라 한국지엠의 운명이 결정된다. 정부는 본격적인 지원 논의에 앞서 한국지엠의 경영 상태와 부실 원인, 장기 생존 가능성 등을 검증할 수 있는 경영 실사가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누차 강조해 왔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긴급현안질의 답변에서 '선(先) 실사-후(後) 지원 여부 결정'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백 장관은 "(지원 여부 결정에 앞서) 그간의 모든 것을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실사하는 것이 우선"이라 했다. 꼼꼼한 경영 실사로 한국지엠의 경영 상태를 점검해야 정부와 산은의 지원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본격 실사前 경영정보 공개범위·기간 '진통' 예고

산은과 한국지엠의 실사 협의 과정에선 자료공개 등 실사 범위와 기간 등을 두고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정부와 산은은 GM 본사 거래시 높은 매출원가율(약 96%)과 본사 차입금 고금리(5% 안팎) 이자 등 한국GM 경영 불투명성 의혹의 핵심 사항들을 실사를 통해 검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백 장관은 이날 "높은 매출 원가와 차입금 이자 문제, 불합리한 GM 업무지원비 등 여러가지 한국지엠의 경영 불투명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기존의 불투명한 경영 문제를 개선하고 장기 투자에 대한 계획과 고용 안정성(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도 "한국 정부에 지원을 공식 요청한 이상 최대한 실사에 협조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와 산은 내부에선 GM 측이 과거 사례처럼 영업비밀이나 관련법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주요 자료제공을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구심이 여전하다.

적게는 2~3개월, 많게는 3~4개월이 걸리는 실사 기간도 또 다른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GM은 이달 말까지 한국지엠 경영 정상화를 위한 진전된 방안이 도출되지 않으면 한국 시장 철수와 관련해 '다음 단계'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군산공장 폐쇄에 이어 부평·창원공장 통폐합이나 한국시장 철수 등을 고려하겠다는 압박이다. 산은 관계자는 "꼼꼼하게 경영 부실원인 등을 점검하려면 적잖은 기간이 소요된다"며 "실사 범위와 기간을 정하는 데도 상당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 "GM 한국사업 속내·의지 중요"...조만간 만날 듯

한국지엠 지원 협상을 위해 방한한 베리 엥글 GM 총괄부사장과 관계부처 장관의 면담도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엥글 총괄부사장은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백운규 산자부 장관, 이동걸 산은 회장 등에 면담을 신청하고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M은 Δ한국지엠의 GM본사 차입금(27억 달러, 약 2조9000억원) 출자전환 Δ산은의 유상증자(약 5000억원) 참여 혹은 대출지원 Δ향후 10년간 28억 달러(약 3조원) 신규투자에 산은 참여(약 5000억원) Δ2월 말 만기도래 GM본사 차입금(5억8000만달러, 약 6200억원) 공장 담보 제공 Δ세제지원 등 외국인투자기업 인센티브 제공 등을 정부와 산은 측에 구두로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GM에 한국지엠 경영 정상화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 제출과 경영 불투명성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적극적인 실사 협조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GM이 지금까지 구체적인 자구안이나 장기 투자계획, 지원 요청을 공식적으로 한 적이 없다"며 "한국 사업 유지에 대한 GM의 의지와 속내, 경영 계획 등이 명확해야 의미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bbor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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